전북 정읍 고사부리성 성벽에서 나무에 새겨진 최초의 목제 유물이 발견됐다.
12일 정읍시에 따르면 정읍 고사부리성 성벽에 대한 8차 정밀발굴조사가 지난해 12월 완료된 가운데 막대형 목제 유물의 하나에서 상하 방향으로 새긴 '상부상항(上卩上巷)'명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오부명이 새겨진 유물은 대부분 기와이고, 오부명과 오항명이 함께 기술된 것은 부여 궁남지에서 출토된 서부 후항(西卩 後巷)명 목간(木簡)이 유일하다.
이번 고사부리성에서 나온 '上卩上巷'명 유물은 나무에 새겨진 목제 유물로 최초이자, 기존 조사를 통해 추정되던 '上卩上巷'명이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첫 사례다.
특히 백제 사비기의 것이 확실한 오부와 오항 명이 함께 새겨진 자료로 학술 가치가 크다.
상부와 상항은 백제의 수도를 편제한 오부(五部)·오항(五巷) 중의 하나. 지난 2005년 기존 북문지 발굴조사에서도 기와편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자료들은 부여와 익산 등 백제의 고도에서 주로 출토되는 것으로, 정읍 고사부리성에서도 확인됐다는 사실은 백제 중방 성으로서 그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上卩上巷'명이 새겨진 목제 유물을 비롯해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목제 유물들은 현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원형 유지를 위한 보존처리 중이며,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의 유물 선별 과정을 통해 국립박물관 등에 소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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