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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사업 담합' 의혹 제기자 상대로 소송 건 적십자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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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사업 담합' 의혹 제기자 상대로 소송 건 적십자사 '패소'

법원 "명예훼손 아니라 혈액 사업 문제 지적"…강주성 "헌혈자 피로 소송 비용 감당"

대한적십자사가 혈액 사업 관련 담합 의혹 등을 제기한 시민단체 활동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적십자사는 지난 2018년 8월 혈액백과 면역검사장비 입찰 등과 관련한 입찰 담합 의혹을 제기한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전 공동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모욕으로 형사 고소를 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7월 1심에서 "피고인 게시글에서는 적십자사에 대한 모욕적 표현보다는 면역검사장비나 혈액백 입찰 등 혈액사업의 문제를 지적한 사실관계 부분의 비중이 훨씬 크고, 그와 관련된 내용이 이미 수차례 언론에서 보도됐다"며 "면역검사시스템 장비도입사업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적십자사에 대해 기관 경고 처분을 하기도 했던 점과 게시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된 점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 게시글에 나타난 모욕적 표현은 형법상 모욕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은 항소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지난 21일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강 전 대표는 무죄가 확정됐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문제제기로 혈액백 사업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9년 7월 혈액백 공동구매 입찰에 사전을 수량을 배분하고 투찰 가격을 합의한 2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7억여 원을 부과했다. 이 단체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강 전대표는 명예훼손과 모욕죄와 관련해 최종 무죄 판결이 난 것과 관련해 "적십자사 혈액백 입찰 담합에 대해 지금까지 적십자사의 입장은 '몰랐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담합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혈액백 구매 가격이 2년에 걸쳐 50-60억 원 가량 낮아졌다"며 "적십자사 입장에서 매년 수십억 원을 절약하게 됐으면 오히려 감사패라도 줘야할 일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적십자사가 이 소송 이외에도 추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적십자사의 소송 비용은 모두 헌혈자의 피로 이뤄진다"며 "적십자사는 소중한 헌혈자들의 피로 이뤄지는 모든 소송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적십자사는 강 전 대표 뿐 아니라 관련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KBS 등 언론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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