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80여 명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과 돕기 위한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일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16일 LG트윈타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월 30일 여의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 명은 용역업체 변경을 핑계로 사실상 집단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원청인 LG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12월 16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가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계약한 지수아이앤씨에 고용되어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주로 LG 계열사 건물의 관리용역을 수주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 씨와 구훤미 씨가 50%씩 지분을 나눠 소유한 회사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30일 지수아이앤씨로부터 '12월 30일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수아이앤씨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10년 가까이 맺어온 청소용역 계약이 종료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갑작스러운 계약종료의 배경에는 노동조합 결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노조를 만들고 임금인상, 정년연장, 관리자 갑질 근절 등을 요구해왔다. 현재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노조 결성 전, 지수아이앤씨는 근무시간 꺾기를 활용해 평일 근무시간을 축소한 뒤 해당 시간을 격주 토요일 근무로 채우게 하는 방식으로 청소노동자에게 주 5.5일 근무를 시키기도 했다.
서울지부는 "노동조합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에 고용승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햇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노동조합 가입 후 1년 넘게 교섭을 해태하고 고소고발에만 열 올리던 사측이 노조 파괴를 노리고 있다는 정황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집단해고를 막으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이달 초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평등 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 등 3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집단해고 반대 1만인 서명을 받아 LG에 전달하는 등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를 막기 위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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