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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사망자 30만 넘어선 날 백신 접종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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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사망자 30만 넘어선 날 백신 접종 시작되다

선거인단 선거로 바이든 대선 승리 사실상 확정...트럼프, 결국 바 법무장관 교체

2020년 12월 14일(현지시간)은 미국 역사에 최악의 날이면서 동시에 희망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30만 267명, 존스홉킨스대 집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638만8504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미 전역에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숫자도 10만8000여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히도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미국 FDA는 지난 12일 화이자 백신을 긴급 승인했으며, 이날 오전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 중환자실 간호사인 샌드라 린지가 미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미국 CDC는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들(2100만 명)과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400만 명)을 첫번째로 백신을 접종하는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는 연말까지 약 2000만명분(40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첫번째 백신이 접종됐다.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축하한다"고 글을 올렸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백악관 고위관료들도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난 여론이 일 조짐이 보이면서 취소됐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별하게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백신을 늦게 맞도록 계획을 수정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미국이 집단면역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현재 내년 5-6월께 인구의 70% 이상이 면역력을 갖게 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건강한 성인들의 경우 "3월말이나 4월초에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에 집단면역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 이동 중인 코로나19 백신. 13일부터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빠르면 내년 4월-5월께 집단면역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예정대로 선거인단 선거 진행...바이든 "미국 민주주의 힘" 주제로 승리 연설 예정

한편, 이날 대통령을 공식 선출하기 위한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됐다. 지난 11월 3일 있었던 대선 결과에 따르면,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은 306표, 트럼프는 232표를 받게 된다. 선거인단 투표는 형식상의 절차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미국 대선은 간접선거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의 표를 받으면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트럼프 측은 지난달 3일 이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주요 경합주를 상대로 수십 건의 소송, 연방대법원에 2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트럼프의 주장처럼 "대규모의 선거 부정"은 입증하지 못하고 대부분 패소하거나 기각됐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15일 오전 10시) 선거인단 투표가 마무리되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힘과 회복력(the strength and resilience of our democracy)'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월리엄 바 법무장관 사임...트럼프 '뒤끝'

트럼프는 당초 선거인단 선거에서 패할 경우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13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끝이 아니다"며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트럼프는 선거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겠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에 최대한 '재'를 뿌리겠다는 뜻을 이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사임을 받아들이면서 간접적으로 밝혔다. CNN 보도에 따르면, 바 법무장관은 내주에 사임하겠다고 이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던 바는 대선 이후 객관적인 증거 없이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 주장에 초기에는 동조하다가 결국 그 대열에서 이탈했다.

바는 "대규모 선거 부정을 입증할 증거를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트럼프는 이에 크게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는 1) 대선 결과 2) 바이든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의혹 등 두 가지 문제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을 임명하는 것은 법무장관의 권한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바의 경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결국 바는 사임하는 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트럼프는 이날 트윗을 올려 "바 장관과 백악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면서 "바 장관은 가족과 성탄절을 보내기 위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프 로젠 법무부 부장관이 법무부 장관 대행 역할을 막게 될 것이며, 존경받는 리처드 도노휴가 법무부 부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대선 패배 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한데 이어 결국 법무장관까지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퇴임을 앞둔 레임덕 대통령이 주요 부처의 장관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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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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