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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도 평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조 만들어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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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도 평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조 만들어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인터뷰] 송승호 충북보건과학대학 총장, 전문대학의 위기 가중에 쓴소리

▲송승호 충북과학대 총장이 27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전문대학과 4년제 정규대학간의 불공정 경쟁 구조 해소를 위한 정책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충북보건과학대학

코로나19 사태로 삶의 모든 영역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새로운 신입생을 맞아야 하는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점점 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4년제 대학보다는 전문대학이 심각하다. 남부 지방에서 폐교하는 대학이 나오면서 충북지역 대학, 특히 전문대의 고민을 더 크다.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학교 행정력을 집중하면서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충북보건과학대학 송승호 총장을 만나 어려움을 들어봤다. /편집자

프레시안 : 대학의 위기는 어제나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충북보건과학대는 어떤가.

송승호 : 우리 대학이 소재한 충북지역이 항상 그래왔듯이 수도권 및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입학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합격 후 등록률도 전년도보다 정원외 전형에서 소폭 감소했고, 입학자원 대비 매년 어려운 입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 때에는 4년 연속 정원 내 100% 충원율을 보이고 있지만, 2020학년도에는 낮아졌다. 올해도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레시안 : 입시 환경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송승호 : 외적인 환경은 고교 졸업생 수, 대학 모집정원, 지역에서의 대학 이미지 등으로 간추릴 수 있는데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20년도부터 연도별 인구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전체 대학 정원 대비 27만여 명이 부족하게 된다. 정부는 2023학년도까지 16만여 명의 모집정원을 줄이는 감축 계획을 진행 중이다.

프레시안 : 앞으로 어떻게 학생을 모집할 건가.

송승호 : “잘 가르치겠습니다. 잘 취업시키겠습니다”를 실천하는 대학 이미지를 널리 알리려고 한다. 우리는 교육부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 최고등급(S),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K+) 대학기본역량 진단 평가에서 자율 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학생이 오고 싶은 대학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학생이 창의적이고 우수한 능력을 배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프레시안 :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학과는 어딘가.

송승호 : 우리 대학은 보건의료와 과학기술 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알려져 있고, 취업률이 이를 증명한다. 재학생 1000명 이상의 대학 중 우리 대학은 취업률 상위 4위 안에 속한다. 1위와의 차이도 3%P밖에 나지 않는다. 간호학과는 평균 경쟁률 20대 1을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충북보건과학대학의 위기는 없나.

송승호 : 문제는 대학의 본질에 있다. 4년제 정규대학은 창의적인 이론과 학문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대는 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다. 숙련된 기능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대학 간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취업을 위해 전문대학 영역의 학과를 4년제 대학이 가져가면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폴리텍대학은 과거 학위 과정이 없었지만, 현재는 학사학위까지 수여하고 있다. 여기에 거의 무료 수준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레시안 : 충북보건과학대학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운 학과는.

송승호 : 그동안 우리 대학은 보건의료 계열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부해 왔다. 하지만 국가는 전문대학이 특성화 한 학과를 4년제 대학에도 남발했다. 국립대와 사립대 간 영역도 붕괴됐다. 인문대학의 문학 역사 철학은 2년제 전문대학이 할 분야가 아니다. 학생이 오지 않는다. 국립대학이 해야 한다. 하지만 공업계열로 출발한 우리로서는 현장에 맞는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 이러한 영역을 터 버리면 산업현장에 혼란이 온다. 법과 규정이 동일한 기준에서 경쟁해야 한다. 등록금과 제도가 불공정하면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몰린 전문대학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송승호 : 우리 대학은 간호학과 외에도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의료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안경사 등의 관련 학과들(수업 연한 3년)을 개설해 왔다. 하지만 교육부가 의료기사 등의 관련 분야 인력 수요에 따라 일반대학에도 이와 관련한 학과(수업 연한 4년) 개설을 인가해 주고 있다. 문제는 이를 인가하면서 간호학과처럼 동일한 전공교과목 운용과 동일 면허 취득 학과의 수업 연한을 통일시켰어야 했으나 전문대학 관련 학과들만 여전히 수업 연한을 3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학습 수요자들의 대학 선택 시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프레시안 : 충북보건과학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주로 어디로 가나.

송승호 : 약 70~80%가 충북지역에 취업한다. 산업단지 내 기업체에 근무하는 산업기사도 그렇고 보건의료 계열의 간호사나 방사선사 등도 마찬가지이다. 충북에 소재한 대학이어서 대부분 이곳에 취업하게 된다. 이는 우리 지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이웃 대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충북지역 학생들도 나중에는 대전지역에 취업하려고 한다. 비율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충북지역 지자체와도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많을 것 같은데

송승호 : 충북도지사나 충북도교육감, 청주시장을 비롯한 각 지자체장도 지역 대학에 관심을 더 기울여줬으면 한다. 우리 지역의 대학생이 우리 지역에 취업해 인구를 유지하고, 세금을 낸다. 우리 지역 대학이 학생을 잘 가르치면 우리 지역에 유치한 기업체의 생산품의 질이 올라가게 된다. 당연히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뿌리를 내리게 되면 지역의 경쟁력은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프레시안 :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린다

송승호 : 전문대학도 자꾸 변해야 한다. 지역의 전략 산업과 같이 가야 한다. 단체장은 지역에 특화 한 전문대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 전문대와 상생협력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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