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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주민들, 코로나19 정보 취득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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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주민들, 코로나19 정보 취득하기도 어렵다

인권위, 코로나19와 이주민 인권 모니터링 결과보고 발표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 이주민들이 더 힘든 처지에 내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코로나19와 이주민 인권상황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주민들은 공적마스크·재난지원금 등의 정책에서 배제되거나 코로나19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이주민들은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점에 대해 소득 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65.7%)를 꼽았다. △장보기·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의 불편(27.8%)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과 두려움 (16.7%) △공적마스크·긴급재난지원금 등 차별적인 제도와 정책(15.7%)도 뒤이었다.

이주민들의 89.7%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월 소득 감소는 30만 원 미만이 26.2%, 100만 원 이상이 25.2%로 나타났다.

소득이 감소한 이유로는 △본인·가족의 일이 줄거나 없어졌다는 응답이 57.9%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듦, 회사에 일이 적음, 일자리를 잃고 다른 일자리를 못 구함, 회사가 문을 닫을 월급을 받지 못함, 근무하는 일자·시간이 줄었음, 휴업·휴직·무급휴가 상태임 등으로 나타났다.

이주민들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받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민들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받는 통로로 △정부의 긴급재난문자(65.1%) △신문·방송뉴스 등 미디어(46.3%) △정부의 홈페이지(27.0%) △이주민커뮤니티(22.8%) △이주민지원기관의 홈페이지(18.9%)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주민들은 불편한 점으로 모국어로 된 정보가 부족하다(41.9%)고 답했다.

응답자의 29.2%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에서 차별과 혐오가 심해졌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도 38.4%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일상에서 차별 경험을 했다고 답한 이주민은 60.3%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대중시설(대중교통, 식당, 가게, 목욕탕, 길거리 등)(31.5%) △직장(18.9%) △의료기관(보건소, 병원 등)(8.3%) △행정기관(주민센터, 구·시청, 출입국관리소, 고용센터 등)(6.0%) △인터넷게시판, 댓글 등(5.0%)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관련 정보의 정책·제도적 차별을 겪고 있다는 응답도 73.8%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음(30.8%),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었음(29.8%)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코로나19 관련 안내·상담을 받을 수 없었음(22.8%) △공적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음(16.6%) △고용유지지원금으로 휴업급여를 받을 수 없었음(16.6%)이라고 답했다.

차별과 혐오의 경험은 중국인 이주민에게서 심각하게 드러났다. 설문에 응한 중국인 이민자들은 '우한 폐렴',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으로 위축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인에 대한 적대적인 평가와 발언을 소셜미디어와 주위 생활권에서 쉽게 접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특정 장소에서 쫓겨나는 경험도 있었다. 마트에서 쫓겨났다거나 '중국인은 사무실 오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을 비롯한 이주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적대적인 태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주민이 그동안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기여하면서 생활하여 왔지만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방역대책과 지원정책에서 쉽게 배제되거나 누락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 피해의 정도가 가중된다"면서 "재난 상황에서 차별로 인해 이주민이 특별히 취약한 계층이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2일부터 8월 4일까지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8개 언어로 구글 설문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유효한 응답 307건을 추려 분석했다. 응답자는 여성 147명(47.9%), 남성 160명(52.1%)이었으며 20세 미만 2명(0.7%), 21~30세 92명(30.0%), 31~40세 149명(48.5%), 41~50세 51명(16.6%), 51~60세 12명(3.9%), 60세 이상 1명(0.3%)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모니터링 결과 발표와 동시에 이주민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의견수렴을 실시한다. 의견수렴은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의견 △코로나19 이후 입·출국 및 체류자격과 관련해 겪은 어려움 또는 의견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이주민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등이 주제다. 이주민 인권 등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인권위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4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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