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정조사'를 주장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무부의 감찰과 검찰 수사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윤석열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당내에서조차 국정조사에 당혹감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렇게 중대한 사항을 국회가 조사해서 확인하고 제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법무부의 감찰과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회는 국회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국정조사' 환영의 뜻을 밝히자, 국정조사에 앞서 법무부 감찰과 검찰 수사가 먼저 마무리되어야 한다며 크게 물러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 "법무부의 규명과 병행해 국회에서도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향을 당에서 검토해달라"고 국정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지시에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금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와 가처분 심판을 앞두고 있는데 그것이 다 진행되기 전에 국회에서 (국정)조사부터 할 사안인가에 대해선 경과를 봐야겠다"(윤호중 법사위원장), "국정조사로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박주민 의원) 등 신중론을 제기하자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국정조사'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선 "야당은 이렇게 심각한 문제마저 정쟁이나 정치 게임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며 "이런 중대한 사안을 국회가 방치하거나 정치게임으로 전락시키면 국회도 공범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시급한 것은 법무부의 징계절차를 신속하게 해나가는 것"이라며 "지금 또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했는데 수사나 재판중인 사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못하게 돼 있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이 대표가 주춤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먼저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인데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수용입장을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이 대표가 레임덕이 온 것인지, 이 대표 말씀의 무게가 그 정도밖에 안되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말씀 여부를 떠나서 국민적, 국가적 관심사인 이 사건을 국정조사하지 않으면 국회는 어디다 쓰라고 만들었나"라고 했다.
이낙연 대표가 '국정조사를 야당이 정쟁으로 몰고간다'고 반격한 데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 정쟁을 유발하려고 이 대표가 국정조사 이야기를 꺼낸 것이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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