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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기수 1주기 "마사회의 '죽음의 경주'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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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기수 1주기 "마사회의 '죽음의 경주'는 계속되고 있다"

시민대책위, 29일까지 추모문화제, 마사회법 개정 워크샵, 인증샷 대중행동 진행

"(남편인 문중원 기수가 세상을 떠난) 2019년부터 11월은 저에게 가장 아픈 달이 됐고, 겨울은 가장 아픈 계절이 됐습니다. 1년이란 시간이 야속하게 빨리도 흘러 저는 다시 여기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남편이 떠나고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 동안에도 한국마사회에서는 죽음의 경주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죽음의 경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기업 마사회의 잘못된 구조 때문입니다. 죽음의 경주를 멈추기 위해 마사회가 하루빨리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바른 제도 개선에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마사회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일했던 고 문중원 기수가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 마사회 조교사 개업 심사 과정의 비리, 기수의 열악한 처지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날로부터 1년이 되어가고 있다. 부인 오은주 씨는 남편의 1주기를 맞는 심정을 이와 같이 전했다.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23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문 기수의 기일인 오는 29일까지를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주간'으로 선포하며 '부경(부산경남)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서' 이행, 한국마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문중원 열사 1주기를 맞이하며 우리는 다시 결의한다"며 "공공기관 마사회를 개혁해 더 이상 죽음의 경마로 기수들이 죽는 일이 없도록 마사회 적폐 청산을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마사회에 합의사항을 완전히 이행하게 하고 마사회법을 개정해 기수와 말 관리사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회견문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구명환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가 읽었다.

문중원 기수 합의 이후 8개월, 합의 이행은?

지난 3월, 마사회와 문중원시민대책위, 문중원열사대책위는 '부경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문 기수의 죽음 이후 유족과 공공운수노조, 시민사회단체가 벌인 100여 일의 싸움 끝에 이뤄진 일이었다.

합의서에는 기수 처우와 관련해 △ 부정 경마 지시 금지, 기수 권익 보호 등을 담은 표준 계약서 제시 및 체결 권장 △ 말 훈련에 충실히 참여하고 경주 기승횟수 월 8회 이상인 부산경남 기수의 월평균소득이 세전 300만 원 이상 되도록 지원 △ 기수 건강 관리를 위해 재해위로기금 증액 및 운동처방사 지원 △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중 '평균 기승횟수의 10% 미만 기승 기수의 면허 갱신 불허 조항' 삭제 등이 담겼다.

이밖에 문 기수가 유서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고발한 조교사 개업 심사 과정의 투명성 제고, 부산경남 기수 사망사고 재발을 위한 연구용역 수행, 문 기수 죽음의 책임자 처벌 등과 관련한 내용도 있었다.

양자가 합의한 내용 중 현재까지 대외적으로 시행이 확인된 것은 기수 사망사고 재발을 위한 연구용역 수행과 조교사 개업 심사 폐지 정도다.

문 기수의 죽음 이후에도 마사회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과천 경마공원에서 말관리사 2명이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 고 문중원 기수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 ⓒ프레시안(최용락)

문중원 기수 1주기 맞아 추모행사 통해 마사회 개혁 촉구

이에 시민대책위는 23일부터 오는 29일까지를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마사회 개혁을 촉구할 계획이다.

오는 24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으로 1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25일에는 마사회법 개정을 위한 워크샵이 준비되어 있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마사회의 공공성 강화 및 과도한 권한 해소 방안, 기수와 말관리사의 인권과 노동권 강화 방안, 경주마의 동물권 보장 방안 등이 논의된다.

26일은 마사회법 개정, 합의사항의 완전한 이행 등을 촉구하는 대중행동의 날이다. 마사회 개혁에 마음을 모으고 싶은 시민은 이날 이와 관련한 인증샷을 촬영해 자신의 SNS 등에 게시하면 된다.

이어 27일에는 과천 경마공원에서 마사회 개혁을 촉구하는 점심시간 선전전이 진행된다.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에는 경남 양산 솔밭산 묘역에 있는 문중원 열사 묘 참배가 있은 뒤 부산역 광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시민대책위는 "그가쏘아올린 거대 적폐권력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의 결의가 하늘에 있는 문중원 열사에게 닿기를 바라며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 주간을 선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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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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