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유행? 81일 만에 코로나 하루 확진자 300명 넘어

경제와 방역 동시 잡기 중대기로...중대본은 "3차 유행 아니다"

18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13명을 기록해 지난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에 3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지 않도록 현 상태에서 조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도권과 광주 등 일부 지자체에 내려진 1.5단계 거리두기 수준으로 현 유행을 잡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국내와 해외의 모든 요인이 방역에 어려움을 주는 현 상황에서는 방역 강화보다 중요한 건 개개인의 생활방역수칙 준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것이 더 낫다는 반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국내 발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5명이었고 해외 유입 사례는 68명이었다. 총 신규 확진자 313명은 전날(230명)보다도 83명 급증한 수치다. 이달 들어 2, 3, 7일을 제외한 모든 날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였으며, 200명을 넘은 날도 이날을 포함해 5일에 달했다.

이달 들어 특정 시설의 대규모 집단 감염이 아닌, 가족과 지인 모임, 실내 체육 시설, 사우나, 병원, 산악회, 직장 등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결과다.

이날 신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91명, 경기에서 81명, 인천에서 9명이 나와 수도권에서 181명의 새 확진자가 보고됐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 간 수도권 신규 확진자를 보면 88명(12일)→113명→109명→124명→127명→137명→18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일주일 간 하루 평균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수는 125.6명이다.

특히 이날은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수도 68명을 기록해 전날 28명을 크게 웃돌았다. 유입국을 보면 미국이 23명(외국인 15명)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 발 유입 확진자도 17명(외국인 15명)이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종합하면, 해외 유입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뚜렷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대규모 유행을 이어가는 양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대본은 아직 '3차 대유행'으로 현 상황을 진단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강도태 중대본 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지금이) 엄중한 시기이지만, 이것을 '3차 대유행'이라고 지칭하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 조정관은 다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 이상 증가하는 부분을 저희 방역당국이 긴장감을 갖고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을 조기차단하기 위해 내일(19일)부터 수도권과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실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도입 대신 2단계로 조기 격상하는 게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전날에 이어 이날 브리핑에서도 나왔다.

강 조정관은 그러나 "현재 1.5단계에서 2단계로 갔을 때 여러 파급효과, 그리고 제한조치를 고려하면 (2단계로 가기 전에) 선제적으로 확산세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조정관은 "거리두기 2단계는 오후 9시 이후 식당의 취식금지뿐만 아니라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중단을 포함하는 강력한 조치가 포함됐다"며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에 1.5단계 수준에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반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현 추세가 계속 증가세로 이어진다면 2단계 상향 초과 기준에 도달할 시점에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요약하자면, 중대본은 현 거리두기 단계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상황 억제에 성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해 1.5단계에 관한 평가가 최장 2주 후에 내려질 것을 고려하면, 그 사이 현 유행 상황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중앙정부 차원에서 거리두기 단계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중대본 지침과 별개로 개별 지자체는 감염 상황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강 조정관은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강 조정관은 "앞으로 2주간 가급적 모든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주시고, 특히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사나 대화가 수반되는 모임의 위험도가 무척 큰만큼 반드시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는 다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7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선제적으로 방역에 나섰을 때(선제적으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했을 때) 확진자 발생 커브가 빨리 평평해져 유행이 빨리 차단되고, 이에 따라 예측 가능한 경제 활동이 (더 빨리)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 3차 대유행으로 가는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본관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는 방문객이 줄을 섰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병원은 본관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지역 사회에 의료공백 우려가 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