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종식시킬 제1 후보 백신으로 떠오른 일명 '화이자 백신'의 실제 개발사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화이자가 아니라 독일 바이오엔테크다. 화이자는 백신 개발에 필요한 자금 등을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백신 개발에 쓰인 mRNA 신기술을 보유한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 우구르 사힌(55)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이 백신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시킬 수 있는지 묻는다면 내 대답은 예스(Yes)"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지난 9일 3상 임상시험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개발중인 백신이 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는 내용에 세계가 환호했다. 화이자 측은 의학사 100년만의 쾌거라고 자부할 정도다. 백신의 유효성은 50∼60%만 돼도 수용할 수 있다는데, 90%는 일반 독감 백신 예방효과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90%라는 예방효과는 예방효과가 가장 높다는 홍역 백신과 맞먹는다.
사힌의 설명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2중으로 면역효과를 발휘한다.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내 세포로 침투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방해를 뚫고 들어오는 바이러스가 있다면, T 면역세포가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사힌은 "이렇게 2중 방어벽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모두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감염자를 통한 바이러스의 전파력까지 막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화이자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넘어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전파까지 막을 수 있는지는 실험 결과가 더 쌓여야 알 수 있다. 사힌은 무증상 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는 최장 1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는 화이자 백신이 가장 필요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에도 동일한 예방효과를 발휘하는지도 약3주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에 따라 백신이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도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힌은 화이자 백신이 효과를 내려면 3주 간격으로 두 번 맞아야 하며, 효과의 지속력은 최소 1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백신으로 종식되는 효과를 기대할 때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월 중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는다 해도 백신을 대량 생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핵심 성분 mRNA는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어서 영하 70도 이하라는 극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제품 생산부터 접종까지 엄격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방역당국도 아직 임상 3상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3상의 초기 중간결과를 발표한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일단 물량확보가 중요한 만큼 연내에 전 국민 60% 수준인 30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어둘 계획이지만, 생산과 유통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실제 접종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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