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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집단학습 발언, 피해자들께 사과"…성추행 피해자들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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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집단학습 발언, 피해자들께 사과"…성추행 피해자들 반발 확산

박원순성폭력공대위 "학습 필요한 사람은 이정옥 장관"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으로 인해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을 집단학습 할 기회"라고 말해 빈축을 산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하루만에 공개 사과했다.

이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 참석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중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피해자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특히,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여가부는 여성의 권익 증진과 성폭력 방지를 추진함에 있어 항상 피해자 중심주의 하에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피해자들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838억원이 드는 보궐선거가 피해자나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또 두 전 시장의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냐는 물음에는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이 장관의 공개적인 사과 발언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박원순 전 시장 사건 진상규명과 2차 피해 근절 등을 목표로 여성단체가 공동 출범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성명을 내고 "학습이 필요한 것은 여성가족부 장관이고, 학습하지 않은 것은 정부 여당"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여당은 점차 부인과 부정, 2차 가해의 방치의 일로를 걷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부정부패로 인한 재보궐 선거에는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바꾸고 부산시, 서울시 재보궐 선거에 나가자며 '피해 여성에게 사과한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들은 "학습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여당이다. 학습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력 성폭력의 무수한 2차 가해자들을 낳고, 품고 있는 정치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 성폭력에 대해 정부 여당은 책임져라 △정부여당은 물타기를 멈추고, 피해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라 △정치권 내 성폭력 사건 2차 가해를 당장 제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고 요구했다.

앞서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낸 피해자 A씨도 "오거돈 사건이 집단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인가"라며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악착같이 멀쩡한 척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여가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도 "이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오거돈과 고 박원순은 전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가르쳐 준 스승이란 말인가"라며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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