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합주의 대역전극이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뒤쳐지던 위스콘신과 미시간 주를 역전시킨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초 경합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진 조지아 주에서마저 역전극을 펼칠 기세다.
조지아 주는 1992년 이후 한 번도 민주당 소속이 대선에서 이기지 못해 '남부 보수의 상징'으로 꼽혀온 곳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개표율 99% 현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은 49.4%(244만7343표), 바이든 후보는 49.4%(244만5568표)로 동률이다. 표 차이는 1775표에 불과하다.
조지아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려 있어 바이든 후보가 이곳에서 이길 경우 선거인단 과반수를 뜻하는 '매직넘버 270'을 넘기게 된다. AP는 바이든 후보가 현재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걸로 파악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이다. 다만 선거인단 11명이 달린 애리조나 주를 이미 바이든 승리로 분류한 폭스뉴스와 AP통신 등 일부 언론과 달리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은 아직 경합주로 분류해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을 253명으로 적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조지아에서 역전승리를 거둬도 매직넘버에서 1명 모자란 269명으로 집계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낙승할 것으로 여겨진 조지아 주가 뒤집어진다면 트럼프가 패배를 승복할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조지아 주가 초접전지가 된 원인이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다는 점과 연관된 분석인데,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보단 경제를 우선시해 CDC에 근무하는 수천 명의 직원과 가족, 지인들을 중심으로 트럼프를 심판하기 위한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지아 주의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CNN은 애틀랜타 교외 지역인 콥 카운티,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약 161㎞ 떨어진 테일러 카운티, 조지아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카운티인 그위넷 카운티 등 3곳에서 개표 작업이 중단됐으며, 개표가 중단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콥 카운티는 지난 2016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던 지역이다.
바이든의 역전 추격은 이제 펜실베이니아 주마저 넘보고 있다. 당초 트럼프가 바이든이 우세하다던 여론조사를 비웃든 앞서갔던 펜실베이니아 주도 조지아 주와 상황이 비슷해지고 있다. 94% 개표율 속에 바이든 후보(49.0%)과 트럼프를 0.7%포인트(약 5만표) 차로 따라잡고 있다.
약 29만 표가 개표를 기다리는 가운데 갈수록 표차가 줄고 들고 있으며, 특히 필라델피아나 피츠버그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대도시 지역에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개표가 진행될 수록 바이든 후보가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95%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49.6%), 바이든 후보(49.2%)로 0.4%로 격차를 더 줄였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을 할 경우 다른 주의 결과와 상관없이 최종 승자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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