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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학습기회' 발언에 오거돈 피해자 "나는 교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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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학습기회' 발언에 오거돈 피해자 "나는 교재냐"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통해 심경 밝혀...성명서 내고 사퇴직 촉구도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년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오거돈 성추행사건의 피해자가 강하게 반발했다.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피해자 A 씨는 "오거돈 사건이 집단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인가"라며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런 말은 절대 못 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악착같이 멀쩡한 척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여가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나"라며 "저 소리 듣고 오늘 또 무너졌을뿐더러 영상 보고 너무 충격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라고 비판했다.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대책위도 이 장관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대책위는 "이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오거돈과 故 박원순은 전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가르쳐 준 스승이란 말인가"라며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를 학습교재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한 점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이가 여성 권익을 지키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가"라며 "이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가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장관은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선거에 838억원이 사용되는데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봤느냐"고 묻자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발언을 언급해 논란이 되자 이 장관은 뒤늦게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과했다. 그는 "성 인지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압도돼 그런 표현을 한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저부터도 피해자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려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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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지

부산울산취재본부 홍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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