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이 입은 항공기 소음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정부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으나 배상 금액이 항공기 회당 2.86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경남미래정책 등에 따르면 김해공항 활주로 직선거리 700m조차 되지 않는 딴치마을은 지난 2014년 연평균 항공기 소음 영향도가 93.2웨클(WECPNL)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딴치마을은 지난 2017년(1~9월) 84.1웨클로 다소 낮아졌지만 사실상 사회 생활상 통상의 참을 한도를 넘어 위법하다고 보는 수치(85웨클)를 매번 웃돌아왔다.
마을주민 147명은 "이 소음이 참을 한도를 넘어서고 이는 공항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것이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음피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018년 12월 11일 내려진 1심에서는 청구가 기각됐으나 올해 9월 항소심 재판부는 "85웨클이 넘는 기간 중에 거주했다면 참을 한도가 넘는 소음에 노출됐다고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를 항공기 소음의 특성, 소음 정도, 운항 횟수 및 주된 운항시간, 이 사건 인용 원고들의 거주지 및 손해 등을 고려해 월 3만 원으로 정하고 85웨클 이상 소음이 발생한 기간 동안 거주한 마을주민 56명에게 1847만7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손해배상 기간으로 인정된 기간 동안인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김해공항에는 1년간 일평균 민항기 306.6회, 군용기 42.8회로 총 349.4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나 회당 평균 보상금은 2.86원에 불과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소음대책사업으로 딴치마을을 포함해 1994년부터 소음대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방음효과는 미미하고 이번 판결을 통해 내려진 소음 피해 위자료는 비행기 운항 회당 기준으로 산출하면 2.86원에 불과해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 시 딴치마을과 같은 75WECPNL 이상 소음 피해를 입는 김해·강서 지역이 20.2㎢(국토부 예측 기준)로 늘어나고 에코델타시티 일대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계기관들이 기존 주민 이주 및 신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 축소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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