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전부가 금년 내에 임상 1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방역당국은 관련 개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국내에서 백신을 대표적으로 개발하는 곳은 3개소며 이 중 1개소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후 "나머지 2개소는 금년 내에 전임상, 즉 동물실험 후 임상시험 승인을 지금 식약처로부터 검토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달 26일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제약사 1곳이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방대본 브리핑을 통해 나머지 2곳도 금년 내에 임상 1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현재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 3곳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지원 대상기업으로 분류된다. 제넥신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원생명과학도 전날 식약처에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임상시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글로벌 제약사의 개발 수준에 비해서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정 본부장은 국내 백신 개발 완료 시점을 내년 말~내후년 경으로 전망한 바 있다. 통상 백신 개발자가 임상 1상-2상-3상-각국 정부 의약품 담당부서의 승인에 이르는 절차를 모두 통과하는 확률은 10% 미만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3상에 착수한 후 이에 성공하는 데만 년 단위의 시간이 소요되며, 그 성공률도 50%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45종의 백신물질이 임상시험에 돌입한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등의 개발 수준이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백신은 올해 안에 임상이 완료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BNT162'의 임상 3상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으며, 금년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에 따르면 BNT162의 임상 3상에는 4만2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이미 3만6000여 명이 2번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결과만 남은 셈이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각국과 자사의 백신 공급 협정을 체결하는 등 연내 출시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모더나의 임상 3상에는 총 3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이미 2만5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두 번째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다.
존슨앤드존슨도 전 세계 6만여 명의 피험자를 확보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이면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구권 국가를 중심으로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으나, 중국 시노팜이 개발 중인 백신과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니크V'도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백신과 달리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더 광범위한 수준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고위험군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중증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크게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로 나뉘는데, 두 치료제 모두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2상이 진행 중이다.
혈장치료제의 경우 현재 12개 기관이, 항체치료제는 17개 기관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임상시험 참여자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애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해외에 비해 적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혈장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을 60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10명의 임상시험 참여자가 확보"됐으며 "항체치료제는 300명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현재 18명의 임상시험 참여자가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여태 총 2798명이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공여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당국은 이들 중 2030명의 혈장 모집을 완료했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오는 16일부터 3주간 약 4000명의 혈장을 대구광역시와 적십자와 협조 하에 공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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