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당헌 개정을 통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2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약속 안 지키는 정당이라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내년 보궐선거에서 시민들이 선거로 심판할 것이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해 이날 당헌 92조 2항 개정을 위한 전당원투표 결과 86.64%가 찬성해 오는 3일 중앙위를 열어 당헌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당헌에 따르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로 인해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귀책사유가 명확해 보궐선거 공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오 전 시장 사퇴 당시에는 무공천 주장이 적지 않았으나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진행되면서 당헌 개정에 힘이 실리기 시작해 결국 전당원투표라는 방식으로 당헌 개정에 이르게 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이준호 부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자기네 당헌·당규 따위는 이해득실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태도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당원투표를 실시해 86%의 찬성으로 공천하겠다는 무논리의 발표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당은 시민과의 약속을 계포일낙(季布一諾)으로 삼아야한다. 즉, 어떤 일이 있어도 시민과의 약속은 끝까지 지켜져야 한다. 이득과 필요에 따라 약속과 규칙을 하찮게 생각하며 바꾸는 정당은 부산시민과 함께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마음대로 폐기한 민주당의 당원투표, 오히려 독이 되어 부산시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단체장의 성추행 혐의로 발생한 보궐선거에, 기어코 후보를 내겠다는 비상식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도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해서 "민주당의 결정은 당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 책임 있는 정당으로 할 일이 아니다"며 "부산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스스로한 책임도 지지 못하는 정치를 한다는 것은 앞으로 민주당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렇게 쉽지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집권여당의 모습인가. 촛불 정신을 이어받은 책임 있는 모습인가 부분에서 반성하고 겸허하게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박재호(부산 남구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산시민들께는 미안하지만 전당원의 뜻에 의해 공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며 "이왕 한다면 부산의 경제나 미래를 대개조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들이 나와 정책 대결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군을 두고는 "김영춘 전 장관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있고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부산시를 잘 알고 있다. 변성완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에게도 권유할 필요도 있다"며 4~5명의 후보는 나올 수 있다며 당헌 개정에 따른 선거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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