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초대 처장을 뽑는 절차가 30일 시작됐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열었다.
7월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07일 만이다.
박 의장은 위촉식에서 "충분히 토론하되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수처장 후보를 조속한 시일 내 추천해주길 기대한다"며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반드시 수행할 수 있는 분으로 추천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국민의힘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위원장을 정한 뒤 향후 추천 방식과 일정 같은 세부 규정 사항, 이른바 디테일을 결정한다.
위원회는 이날 후보군을 추린 뒤 자체 심사를 거쳐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최종 후보 2명을 추천하게 된다.
세부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여야 간 대리전 성격을 띤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법과 추천위 규칙은 세부적인 방식을 위원회 의결로 정하도록 한다.
전례도 없는 만큼 신속한 추천을 원하는 여당 입장과 이를 견제하는 야당의 입장이 위원회 내에서도 대립할 전망이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공수처장 추천의 유일한 기준은 공수처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끌 것인가"라며 "추천 활동이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해 신속히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공수처법은) 독립성을 지켜낼 사람이 아니면 비토할 권한을 준 것"이라며 "여당이 추천만 하면 야당이 무조건 거수기 노릇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미 소속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후보군을 추린 만큼, 이를 중심으로 후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대법관 추천위 등의 사례를 참고해 국민공모 형식 등으로 각계의 천거를 먼저 받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위원회 소집권을 갖는 위원장이 누가 될지 역시 관심거리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공정성 시비를 피하는 차원에서 여야 추천이 아닌 당연직 위원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야당 추천 위원들이 반대할 수 있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나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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