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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패닉 바잉'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고?

[기고]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의 "집값 원상회복시키라"는 국민청원

과거 어느 때보다 집값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 그런데 지난 두 달여 집값동향을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향후 집값의 향방을 예측하기가 무척 혼란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지난 5년여 서울집값 폭등, 그리고 작년 말 이후 경기도와 지방 대도시의 집값폭등이 투기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투기 열기가 6월과 7월 절정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의 거래량이 작년 동월보다 두 배 이상 폭증한 것은 주택투기가 뜨겁게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그 거래량이 8월에는 절반으로 줄었다. 8월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투기매수가 급감했기 때문임은 여러 정황 상 매우 분명해 보인다.

투기매수가 급감하고 그 결과 주택거래가 급감했으니 주택투기가 드디어 끝나는구나, 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8월 서울 주택거래 급감했으나 집값은 고공행진

홍남기 부총리나 여당 수뇌부는 강남아파트 가격이 1~2억 하락했다며, 구체적 거래사례까지 제시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단지의 상당수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한다는 기사가 줄을 잇는다.

그러므로 지금 서울주택시장 상황을 요약하면, 거래는 급감했는데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주택투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가? 집값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현미장관이나 여당 국회의원들은 “30대 패닉 바잉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며 은근슬쩍 30대 실수요자들에게 집값급등의 책임을 돌리려 한다.

이 무슨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30대 실수요자들이야말로 문재인정부 집값정책의 가장 큰 희생양들이다.

30대 실수요자가 집값정책의 가장 큰 희생양

30대는 내집마련을 가장 왕성하게 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 그들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 집값을 확실하게 잡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집을 사지 않고 기다렸다. 그런데 집값이 하락은커녕 급등을 지속하자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뒤늦게 주택 매수에 뛰어들었다. 그것이 30대의 ‘패닉 바잉’ 현상이다.

폭등한 가격에 내집마련을 해야 하는 뼈아픈 고뇌와 집을 사고 나서도 가슴을 졸여야 하는 불안감은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그런 30대에게 위로의 말은 못 할망정 집값급등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다.

더욱이 그 패닉 바잉마저 7월의 5400건에서 8월에는 2500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이 감소한 비율만큼 30대 패닉 바잉도 급감한 것이다. 그러므로 30대 패닉 바잉이 서울집값을 떠받치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러면 어떤 요인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고공행진하게 만들고 있을까?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상식을 상기하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투기 수요와 30대 패닉 바잉 수요가 급감했으므로 서울 아파트 매수수요는 급감했다. 수요가 급감했는데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것은 매도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매도가 감소했을까? 5년간 가격이 두배 급등하여 수억에서 수십 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으면, 그 차익을 현금화하려는 욕구가 생기는 것이 인간심리 아닌가?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하지 않는 이유

이에 대해 언론기사는 두 가지 대답을 내놓는다. 하나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매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가 중요한데, 주로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것으로 양도소득세가 너무 높아서 팔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연히 양도세를 대폭 낮춰서 매도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언뜻 듣기에 일리가 있는 주장처럼 들리지만, 투기로 번 차익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자는 데 동의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이 주장은 지금 서울주택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2018년 서울의 다주택가구는 52만 가구이고, 그들이 소유한 주택수는 132만채다. 이 통계는 다가구주택을 1채로 계산하고 있으므로 실제 주택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집값 폭등의 최대 수혜자는 이들 52만 가구다. 서울주택거래가 8월 급감한 것은 이들이 주택을 매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집값이 하락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소유한 132만채, 그 중에서도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제외한 80만채를 매도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80만채 중 절반 가까이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주택보유 비용이 0에 가깝다. 매달 받는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은 실질세율이 1% 수준으로 미미하다.

문재인정부가 2017년 12월 13일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발표하여 주택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특혜를 베풀었기 때문이다.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비용은 0인데, 주택에서 발생하는 실질소득이 상당하다면 주택을 매도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의 국민청원

이런 엄청난 세금특혜를 누리는 주택임대사업자가 서울에만 19만명이고, 그들이 등록한 임대주택은 무려 52만채다. 52만채면 ‘주택소유통계’에 의한 다주택자의 투자목적 주택 80만채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다가구주택의 주택수를 감안한다고 해도 거의 절반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8월 이후 서울에서 주택거래가 급감했는데도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바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특혜 때문인 것이다.

52만채의 임대주택과 임대사업자가 거주하는 19만채의 주택에 대해 세금을 거의 안 내게 해주므로, 주택을 매도하지 않는 것이 그들로서는 합리적 결정일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은 이런 세금특혜를 즉각 폐지할 의지가 없다. 집값폭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무주택 국민이 직접 나서는 것만이 세금특혜를 폐지하여 집값하락을 이끌 유일한 길이다.

10월 중순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즉각 그리고 전면 폐지하여 "폭등한 집값을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원상회복시키라"는 국민청원을 청와대에 올렸다. 집값하락을 간절히 바라는 무주택 국민의 적극 동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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