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찍어낸 듯 형식이 똑같고 시간에 쫓겨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결혼식에서 벗어나 전남 완도군에서는 이색적인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이다.
바다 위에서 황홀한 야경과 함께하는 로맨틱한 선상 결혼식은 예비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지난 10월 24일 토요일 오후 6시 완도항에 정박한 슬로시티 청산도호에서는 특별한 선상 결혼식이 진행됐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안타깝게도 결혼식을 세 번이나 연기해야 했던 올해 27살 동갑내기 부부이다.
완도군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승선 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하였으며, 모든 출입자는 명부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다.
이날 선상 결혼식은 그 어떤 결혼식보다 이색적이었다. 대형 LED를 통해 하객들에게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며 선상을 환하게 비추었고, 레드카펫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버진로드는 주인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화려한 불꽃을 배경으로 힘차게 등장한 신랑에 이어 2층에서 한발 한발 걸어 내려오는 신부의 모습은 세상 누구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하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인원 제한으로 참석하지 못한 하객들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 되었으며 50여 명의 랜선 하객이 함께 했다.
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의 영상 메시지가 무대 화면으로 송출되었는데, 진심 어린 축하에 활짝 웃던 신부가 눈시울을 붉혀 하객들도 뭉클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팝 공연과 재즈 음악이 선상과 완도 밤바다에 울려 퍼지며 아름다운 결혼식의 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선상 결혼식을 올린 신랑은 “코로나 19 때문에 결혼식을 자꾸 연기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마침 군에서 추진하는 이벤트에 선정됐다”면서 “선상 결혼식이라 이색적이기도 하지만 아내의 생일날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더욱 의미 있고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결혼식이 끝나고 그동안 식을 올리지 못했던 다문화 가정 부부에게 무대를 활용해 결혼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김동교 청정완도 가을 섬여행 추진위원장은 “처음 시도되는 선상 결혼식은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대에 섬과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려 준비했다”며 “선상 결혼식을 코로나 시대 안전을 고려한 새로운 웨딩 문화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선상 결혼식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던 만큼 향후 장보고수산물축제, 청정완도 가을 섬 여행 기간에 고정 프로그램으로 도입하고, 다문화가정과 사회적 보호 계층을 대상으로 결혼식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사업 모델이 되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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