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용수 소신으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주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독일 베를린시에 평화의 소녀상 철거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14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친필 성명문을 공개했다.
할머니는 특히 "독일은 일본과 같이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것에 앞장선 나라"라며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부를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철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베를린 소녀상 철거는 한국인에게 커다란 상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독일 베를린시장과 미테구청장 앞으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입장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서한문에서 "베를린시가 최근 한-독 양국 시민들의 노력으로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저는 대한민국의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지사로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된다면, 전쟁범죄와 성폭력의 야만적 역사를 교훈으로 남겨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염원하는 한국인과 전 세계의 양심적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며 "당국의 (철거) 허가가, 일본의 노골적인 외교적 압력이 있은 뒤에 번복되는 것은 독일과 오랜 친선우호 관계를 맺어온 한국인들에게 커다란 상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소녀상의 머리칼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끊긴 인연을, 어깨 위의 작은 새는 결국 돌아오지 못한 영혼을, 소녀상 옆의 빈자리는 미래세대에 대한 약속을 나타낸다"면서 "일본은 세계 곳곳에 세워진 소녀상이 반일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도구라고 주장하지만 소녀상의 어떤 면을 반일주의나 국수주의라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저는 과거사를 진정으로 사죄하고 그 책임을 철저하고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독일 정부와 국민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많은 한국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책임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길임을 보여주었다"면서 "하물며 사죄하지도 않는 과거를 청산할 길은 없다. 회복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인권과 소녀상의 역사적 무게를 숙고하여 귀 당국의 철거 입장을 공식적으로 철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를린 미테구청은 현지시간으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내일인 철거 시한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코리아협의회의 이익과 일본 측 간의 이익이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말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제막식 직후부터 일본 측의 반발에 시달렸다. 이에 구청은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코리아협의회에 오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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