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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반성 없는 체육회장 "손 이래 함 만진 게 흠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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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반성 없는 체육회장 "손 이래 함 만진 게 흠이 되나?"

성추행·갑질 등으로 벌금 300만 원 부과됐지만 솜방망이 처분

성추행과 갑질, 폭언 등을 일삼아 온 최해봉 울산동구체육회장이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뒤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동구체육회분회, 스포츠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최 회장의 제명을 촉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9월 대한체육회에서 스포츠윤리센터로 이관됐으나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체육회의 징계가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이뤄져 최 회장의 성추행과 갑질을 고발한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울산동구체육회분회, 스포츠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최 회장의 제명을 촉구했다. 명숙 인권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제공.

대책위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최 회장은 관리자와 함께 고용노동부 진정에 참여한 성추행 피해자 한 명을 불렀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최 회장이 "오래 전에 노래방 간 적 있잖아", "손잡고 노래 부른 거 있잖아, 미안해"라고 하자 옆에 있던 관리자가 "그런 걸 성희롱 당한 거라고 했어?", "회식자리에서는 술 한 잔 먹고 (피해자가 최 회장에게) '한 잔 하세요' 할 수 있지"라며 최 회장을 감쌌다.

최 회장은 앞에서는 사과 해놓고 공식 조사가 시작되자 이를 뒤집기도 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도 보였다. 분회장이 최 회장에게 성추행을 지적하자 "손 이래 함 만진 게 흠이 되나"라거나, 직원들을 상대로 한 폭언에 대해서도 "회장이 반말 좀 하면 안 되나", "고함치고 할 수 있는 거야. '야 이 X새끼들아' 카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 회장은 자신의 폭언과 폭력 갑질을 고용노동부에 적극적으로 진술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인정받은 직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했다. 징계위원회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당사자들은 "언제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막무가내 징계를 한다고만 한다"며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징계하기 위한 징계는 최 회장 사퇴요구에 대한 보복행위"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 사건이 (대한체육회에서) 스포츠윤리센터에 이관됐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결정을 하라는 의미"라며 피해자 보호조치를 촉구했다. 또 "고용노동부 진정 이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최 회장의 영구 제명과 함께 2차 가해에 대한 빠르고 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최 회장은 최소한의 성인지감수성도 없을 뿐 아니라 뻔뻔하다"며 "권력자의 부당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체육계의 태도가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과 같은 비극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회식자리에서 여성 직원의 손을 잡는다거나 직원에게 "낫으로 목을 베어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직장 내 갑질로는 무거운 처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울산시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최 회장에게 제명 대신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대한체육회 위반행위별 징계기준에 따르면 성추행 행위를 한 지도자, 선수, 심판, 임원에 대해서는 경미한 경우에도 3년 이상 5년 미만의 자격 정지, 중대한 경우에는 영구 제명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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