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오자 야당은 라임 사태와 더불어 여권 인사들이 다수 관련자로 지목된 옵티머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며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최근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고는 우리나라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여권 인사들이 투자자들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권력을 동원해 어찌도 그렇게 치밀하게 팀 플레이를 펼쳤는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특히 검찰과 여권이 올해 초 비리 게이트를 인지하고도 총선 전에 비리 전말이 드러나는 것을 은폐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현 법무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관리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한 것이나, 여권 핵심 연루 의혹 수사를 총지휘하던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낸 이유가 뭔지 더욱 분명히 나타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검찰이 최종적으로 마지막 기회를 활용하라"며 "정권의 충견이라는 오명을 벗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권력형 비리 의혹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미적미적하고 수사를 지연하는 행태 아니냐"며 "일반 국민이 의심하는 상황을 철저히 해명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게 '제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서 이 사태를 명확하게 밝히라'고 명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는 이 수사팀에 그대로 맡겨서는 제대로 수사될 수 없다"며 "특검이나 특별수사단을 통해 엄중 수사하지 않으면 국민이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조속한 시간 내 수사팀을 교체하고 검찰총장이 특별히 구성하는 특별수사단이나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맡겨야 이 사건이 조기에 전모가 드러나고 국민이 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 수사팀은 남부지검 형사6부(라임)나 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옵티머스)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수 개월 동안 이미 사건을 뭉개왔을 뿐 아니라 강기정 전 수석에게 5000만 원을 전달하려 했다는 진술을 조서에서마저 누락했다. 공개된 법정에서 얘기가 나오니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도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는 펀드 수익자 가운데 정부·여당 관계자가 다수 포함돼 있고 이들이 펀드 운용 과정에도 참여한 것을 포착했다"며 "강 전 수석에게는 이미 로비 목적으로 5000만 원이 건네졌다는 진술이 수 차례 나왔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경기지사, 기동민 의원도 언급됐다"고 의혹을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총장은 '금융사기는 물론 정관계 로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강하게 지시하지만 정작 사건을 담당하는 남부지검과 중앙지검은 윤 총장에게 제대로 보고도 안 하고 몇 달을 흘려 보냈다는 주장이 있다"며 "정권 핵심 실세가 줄줄이 엮인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고서는 총장에게 보고를 누락할 수 없다. 검찰총장도 강 전 수석에게 5000만 원이 건네졌다는 진술을 수사 보고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알았을 지경이라 하니 개탄스러운 수사 진행"이라고 했다.
이낙연 "근거없는 거짓 주장에 단호히 대응"
같은날 여당 지도부에서도 '엄정 수사'가 언급되기는 했으나 방점은 다른 데 있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며 "검찰은 그 대상이 누구든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아무런 의혹을 남기지 말고 진실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는 근거 없는 거짓 주장과 의혹 부풀리기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 "거짓 주장", "부풀리기" 등의 표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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