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추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방역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미만으로 떨어지고,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만큼, 방역당국은 앞으로도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방역의 최대 고비가 될 추석 연휴를 잘 넘겨야만 한다고 방역당국은 재차 강조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두기(전국 단위 2단계, 수도권의 경우 2.5단계~2단계)의 실천을 통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지난 9월 13일부터 9월 26일까지의 재확산지수(재생산지수)가 전국적으로 0.82 수준이고, 수도권도 0.83 정도로 1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한 명의 감염자가 몇 명의 추가 감염자를 만드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지수가 1 미만이라는 건 감염자가 한 명의 감염자도 추가로 만들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뜻이다.
지난 달 14일 수도권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진 후, 수도권 재생산지수는 한 때 2에 가까울 정도로 치솟았다. 해당 지표가 이제 가라앉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황이 비슷해졌다는 건, 수도권에 장기간 이어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나타났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권 부본부장은 재생산지수가 1 미만을 유지하는 의미로 "지금처럼 거리두기를 계속한다면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록 주말에 검사나 진단, 진료 활동이 줄어드는 효과도 (이날 확진자 수치에) 반영됐으나, 매주 화요일 같은 기간 수치를 비교해 봐도 (신규 확진자 수가) 분명히 감소하는 건 사실"이라고 권 부본부장은 덧붙였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현재 신규 확진자 수는 38명으로 지난 달 11일 이후 49일 만에 처음으로 50명 미만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이전의 수치가 나타났다.
특히 이날 서울(11명)을 제외한 다른 확진자 발생 지자체에서는 확진자 수가 모두 한 자릿수로만 기록됐다. 아울러 서울, 경기, 부산, 충북, 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서 이날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다. 수도권 집단 감염의 핵심 지역이었던 인천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 같은 상황 호전에도 불구하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미 지난 5월 초의 연휴, 7월 하반기 연휴 이후 환자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했다"며 "이러한 상황이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세 번 반복되지는 않으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불편하시고 추석 기분이 나지 않으시더라도, 이번만큼은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감염병 재난상황에 맞춰 추석 연휴에도 방역수칙을 절대적으로 지켜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특히 지금도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 비율이 여전히 20%대 중반 인근에 머무르는 점을 들어 "지금은 (바이러스 폭발이) 억제되고 있으나,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추석 연휴 기간과 이어지는 10월 초가 매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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