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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원도, 바이오 산업 특화할 수 있을까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강원도 바이오산업 성장 궤적을 통해 본 전략산업의 길

강원도 바이오산업, 20년의 성과

강원도에서 바이오산업 육성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춘천시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춘천시는 환경 친화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지가 높았다. 그래서 춘천시는 생물 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강원대학교와 한림대학교의 생물 산업 관련 학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관학 협동 '생물산업연구회'를 1997년 6월 조직했다.

이듬해인 1998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계획을 채택하면서 춘천이 '생물산업육성시범도시'로 지정됐다. 그리고 2001년 강원도가 '삼각 테크노밸리 전략'을 수립하면서 바이오산업을 강원도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산업은 지난 20년간 강원도 전략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성장해 왔으며, 그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통계청 광업제조업조사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2018년 전국의 바이오산업 제조업체 수는 1만 1504개(전체 제조업 기업 중 16.5%), 종사자 수 50만 741명(전체 제조업 대비 16.9%), 부가가치는 108조 원(전체 제조업 부가가치 중 19.1%)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1%이다. 이를 감안하면 바이오산업이 전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6% 수준이다.

같은 시기 강원도 바이오 기업체 수는 473개(전국 4.1%), 종사자수는 1만 3808명(전국 2.8%), 부가가치는 2조 8892억 원(전국 2.7%)이다. 강원도 제조업 중에서 바이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강원도 제조업체 중 47.1%, 강원도 제조업 종사자의 36.1%, 부가가치는 49.1%를 차지한다.

전체 제조업 중에서 바이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강원도가 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강원도 바이오산업이 경쟁력을 확인하고자 변이할당분석(shift share analysis)을 실시한 결과, 강원도는 산업 규모면에서 전국 5위, 특화도면에서 전국 3위, 전국 제조업 성장 기여도 면에서 전국 5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강원도 바이오산업

2019년 말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강원도 바이오산업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자 최근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코로나 19 경영 영향 조사'를 자체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춘천시에 위치한 바이오기업 55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8월 한 달간 온라인 설문을 통해 조사됐다. 그 결과, 춘천 관내 바이오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고).

내수는 전년 동기대비 -8.8%로 감소했지만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39.8%가 증가하면서 내수 손실분을 만회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했고, 의약(진단) 산업 분야는 체외진단기기의 수요 증가로 인해 2020년 상반기 바이오산업 수출 증대를 이끌었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강원도 바이오산업은 위기 극복의 동력으로 작동하면서 전략산업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

▲ 표1. 춘천 바이오기업 「코로나19 경영활동 영향 조사」 결과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보도자료(2020.9.10.)

강원도 바이오산업의 미래, 생산성을 높여야 산다!

강원도 바이오산업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약점은 무엇인가? 필자가 BT특화센터에서 실무자로 근무하면서 절감(切感)하는 한계점은 크게 규모의 한계, 인력 수급의 한계, 생산성의 한계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바이오산업 규모의 한계는 전략산업으로서 강원도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강원도 바이오산업이 제조업의 49.1%(부가가치 기준)을 차지하고 있지만, 강원도 제조업의 비중은 전 산업의 10.9%(2018)에 불과하다. 따라서 강원도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특화도가 높더라도 정작 강원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약 5.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둘째,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인력 수급의 한계를 드러낸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2019년 춘천시 소재 바이오기업 72개 사와 대학생 260명을 대상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강원도 바이오기업이 겪는 경영 애로사항 중에는 인력 수급 및 기업 요구 인재의 부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 취업 진로에 대해 질문하자 응답자의 85.0% 이상이 공기업, 대기업, 공무원 등에 취업하는 것을 1순위로 희망하고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 취업 희망자는 5.6%에 불과했다. 하지만 춘천시 관내 바이오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있다면 취업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응답자의 74.6% 이상이 취업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급여, 근무환경 및 복리후생, 고용안정이 취업을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했다.

결국 인력 수급의 관건은 대졸 구직자들의 기대 수준을 기업들이 충족하는지 여부인데, 설문 결과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급여 수준은 평균 302만 원이었고, 응답자의 최소 희망 급여가 240만 원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대졸 초임 급여 수준은 230만 원 수준으로 대학생들의 기대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강원도 바이오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 지불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대학생들은 기대 수준을 현실적으로 절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생산성의 한계는 강원도 바이오산업의 근로자 1인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국에 비해 낮다는 문제이다.(그래프 1, 2 참고) 이것은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강원도 산업 전체에 해당하는 한계점이기도 하다. 강원도 바이오산업은 생산성은 전국 바이오산업에 비해 낮으면서 고용 비중은 약간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의 낮은 생산성은 강원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투자 효율이 낮고 상대적으로 저임금 구조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규모의 한계와 인력 수급의 한계는 궁극적으로 생산성의 한계에서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 전국과 강원도의 제조업 고용율 ⓒ김경환

▲ 전국과 강원도의 바이오산업 고용율 ⓒ김경환

전국과 강원도의 전체 제조업 생산성 변동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2007년까지 생산성이 꾸준히 성장하다가 2008년, 2010년 등 세계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생산성이 계속 정체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양상을 감안할 때 고용율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와 강원도 공통으로 어떻게 생산성을 개선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정부주도의 정책을 통해 지난 20년간 지역산업의 하부구조가 마련되었지만 지역 내부의 유기적 네트워크 구축은 미흡하다. 강원도 바이오산업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들이 산업의 네트워크를 강조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생산성의 개선을 위해 우선 내부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가치사슬 연계, 정보소통, 공동연구 등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지역산업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지역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지원사업의 연속성을 저해하며, 지역산업 문화를 관료적으로 변화시킨다. 지역전략산업에 대한 지역의 자율성과 중앙정부의 조정 능력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역산업 육성체제의 개편이 필요하다.

* 김경환 선임연구원은 현재 (재)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경제지리학회의 특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지역산업정책', '바이오산업', '북한경제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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