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사는 대법원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 판결 뒤 2주 만에 이뤄진 복직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전교조와 똑같은 절차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공무원노조 해고자와 아직 복직하지 못한 해직교사들이 눈에 밟힌다고 했다. 학교에 돌아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싶은지 말하는 교사도 있었다.
대법원의 법외노조 통보 취소 판결에 대한 정부 후속조처로 복직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 섰다. 이들은 복직을 맞은 심경을 밝히며 "모든 노동자와 우리가 만날 학생들의 삶이 교육을 통해 나아질 수 있도록 교육노동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직 교사였던 손호만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2월 정년을 맞아 퇴임하면 제 교직 생활이 끝나기 때문에 '과연 그전에 복직할 수 있을까. 대법원에서 승소해도 절차를 따지다 보면 힘들거다'고 생각하고 복직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며 "2주만에 너무나도 신속하게 진행된 복직이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학교에 돌아가면 노동기본권이라는 소중한 헌법 가치를 두고 학생들과 토론하며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며 "현장에서 참교육을 실현하고 노동3권을 쟁취하기 위한 실천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2015~16년 전교조 위원장으로 일하며 해직된 변성호 전 위원장은 "전교조와 똑같이 법외노조 통보를 당해 해직된 공무원 노동자, 아직 복직하지 못한 해직 교사를 비롯해 아직도 원직복직을 위해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가 있음을 안다"며 "오늘 기쁜 마음으로 복직을 밝히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변 전 위원장은 "정부가 아직 남아있는 해직교사를 비롯해 전교조와 같은 이유로 해고를 당한 공무원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위해서도 할 일을 행해주실 것을 촉구한다"며 "저 역시 이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역시 해직 교사였던 최덕현 전교조 전 대외협력실장은 "학교에 가면 뭐할지를 생각해봤다"며 "막내가 택배 일을 하는데 두달 만에 체중이 10kg이 빠졌는데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제 때 밥 먹고 싶고 제때 잠자고 싶고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는 춥지 않고 사고 위험 없이 일하고 싶다'고 말한 일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저희 집 막내와 다르지 않게 학교에서 만날 학생들은 대부분 노동자가 될 것"이라며 "학교에 돌아가면 그들이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일 대법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년 10월, 해직교사의 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이후 노조 전임자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교사들을 복직시켰다. 전날인 21일까지 34명의 해직교사 중 30명이 복직했다. 이 중 1명은 정년이 지나 복직 대상이 아니다.
전교조는 향후 남은 3명을 비롯 전교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교사 6명 등 총 9명에 대해서도 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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