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니콜라 사기극' 직격탄 맞은 한화, 후계 작업 차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니콜라 사기극' 직격탄 맞은 한화, 후계 작업 차질?

"수소트럭은 사기" 보고서에 창업주 사퇴, 주가는 고점 대비 70% 폭락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폭등했던 미국의 수소전기차 업체가 사기극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창업주마저 전격 사퇴했다는 소식에 이 업체에 투자한 한화그룹 상장사들이 22일 일제히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가가 폭등했던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의 창업주 트레버 밀턴(39)은 니콜라의 수소전기차 사업 자체가 사기극이라는 폭로성 보고서가 나온 이후 제대로 반격도 못하고 사퇴했다. 니콜라의 주가는 장중 30% 폭락했다가 20%로 낙폭을 줄였지만 27달러대에 머물렀다. 지난 6월 94달러까지 치솟은 고점 대비 70%나 폭락한 것이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린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니콜라 주식만 약 1700억 원대로 알려졌고 이미 수백억 원대 평가 손실을 입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초비상이다. 2년전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가 최대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이 각각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후계자로의 경영능력을 보여주겠다면서 투자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니콜라의 주가가 폭등할 때 투자평가액이 20배로 급증해 축배를 올렸을 김동관 부사장에게 니콜라가 사기극의 오명을 뒤집을 반전에 성공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는 시나리오가 악몽으로 다가오고 있다.

니콜라 투자와 관련된 한화의 업체들은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김 회장 아들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에이치솔루션이 비상장사 한화에너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비상장사이며 최대주주(지분 39.2%) 한화에너지에 이어 한화솔루션이 지분 36.05%를 갖고 있으며, 다시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화(주)가 보유하는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때문에 재계에서는 니콜라 투자 등으로 오너 일가 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을 가치를 키워 후계승계 자금을 마련하고 다시 합병 등의 과정을 통해 한화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사태로 보고 있다.

게다가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종합화학이 내년을 목표로 진행하는 기업공개(IPO)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 당시 늦어도 2022년 4월까지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해야 하고,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삼성은 지분 24.1%에 대해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니콜라 사태로 한화종합화학의 가치가 낮아지면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가 있는 기업을 분석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정보를 제공하는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10일 니콜라는 사기 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니콜라는 자체 동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소 트럭 한 대도 만들지 못하면서 마치 수소 트럭 생산 능력이 있는 것처럼 투자자를 기만해 왔다. 니콜라가 개발했다는 수소 트럭 시제품 '니콜라원'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2018년 공개한 주행 영상부터 조작됐다.

니콜라는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킬로미터)을 달릴 수 있다면서 니콜라원의 주행 영상을 공개했지만, 촬영을 위해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자연낙하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니콜라의 해명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트럭이 움직이는 동영상에 '자체추진 중'이라든지 '동력전달장치 작동 중'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미래에 완성될 수소트럭 홍보영상이었는데 실제로 수소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 투자자들이 오해했다는 식이었다. 결국 밀턴은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경영에서 퇴출됐다.

그러나 니콜라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주식 11%를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는 2022년 말 목표로 수소트럭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GM은 사기극 의혹 속에서도 GM 부회장 출신으로 니콜라 이사를 맡고 있던 스티븐 거스키가 밀턴의 후임을 맡는 등 니콜라와의 관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GM이 니콜라를 통해 사업목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니콜라가 사기극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니콜라 주가가 19.3% 폭락한 21일(현지시간) GM 역시 4.8% 하락했다. 국내에서도 한화솔루션과 한화 주가는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