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4 부동산 대책으로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태릉골프장의 환경 보전 가치가 커, 지역을 보전해야 한다는 환경생태조사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지역을 개발한다면 여의도공원의 3배에 달하는 녹지를 잃을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21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립대 환경생태연구실, 생태보전시민모임, 이은주 정의당 의원, 정의당 노원구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 18일 실시한 태릉골프장 환경생태조사 결과를 이 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릉골프장 전체 면적 73만7250㎡는 올림픽공원의 절반 정도며 여의도공원(약 23만㎡)의 3.2배, 서울숲(약 43만㎡)의 1.7배에 달한다.
이 지역의 21.1%인 15만6167㎡가 비오톱(biotope) 1등급 지역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제24조에 따르면 비오톱 1등급 지역은 보전해야 한다.
비오톱은 특정 식물과 동물이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뤄 지표상 다른 곳과 명확히 구분되는 생물서식지다. 총 5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1등급의 보전 가치가 가장 크다.
태릉골프장에는 보호가치가 큰 대경목 소나무림이 10만5973㎡ 크기로 분포했으며, 이중에는 최고 200년생 소나무도 있었다. 흉고(굵기) 직경은 25~104㎝, 수고(높이)는 16~18m로 각각 조사됐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1종 60개체를 포함해 총 18종 178개체의 야생조류도 태릉골프장에서 확인됐다. 서울시 보호종인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박새, 꾀꼬리 등도 이들 야생종에 포함됐다.
아울러 한국산개구리, 다람쥐, 청설모, 멧돼지(족적만 확인), 고라니(족적) 역시 이번 조사를 통해 태릉골프장 내에 서식함이 확인됐다. 이곳에서 확인된 법정 보호종은 원앙을 비롯해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3호), 맹꽁이(멸종위기종 2급),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제328호)등 총 4종이었다.
서울환경연합 등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태릉골프장을 주택단지로 개발한다면 중요한 녹지공간을 잃고, 야생식물의 터전을 침범하는 결과를 낳으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태릉골프장은 서울시의 자연성이 큰 녹지공간 중 하나"라며 "이 지역을 개발한다면 여의도공원의 3배에 달하는 자연녹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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