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유감 표명을 했다. '걱정을 끼쳐 드려 국민께 송구하다'는 포괄적인 사과였다. 다만 추 장관은 아들의 휴가는 무릎 수술로 인한 병가였음을 강조했을 뿐, 휴가 허가 과정에서 당시 여당 대표였던 자신의 보좌관이 국방부·군 당국에 전화로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불법이 있었는지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고만 했다.
추 장관은 일요일인 13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이런 상황에서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며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유감을 표했다.
추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겠다"면서 "저의 태도를 더욱 겸허히 살피고 더 깊이 헤아리겠다"고도 했다. 반성·해명·각오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뉘는 추 장관의 입장문에서 '반성'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위의 5문장에 모두 담겼다.
'해명'은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들인 △병가 적절성 여부 △휴가 일수 과다 논란 △보좌관의 전화 외압 논란 등 가운데, 첫째 범주의 문제에 대해서만 나왔다.
추 장관은 "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며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왼쪽 무릎을 수술했던 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을 수술받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설명했다. 왜 군 병원이 아니라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이유를 설명한 셈이다.
추 장관은 이어 "병원에서 수술 후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아들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부대로 들어갔다"며 "이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둘째·셋째 범주의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만 했다. 추 장관은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자신이 침묵한 이유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한편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면서 이 입장문에서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다. 이 원칙은 지금도, 앞으로도 목숨처럼 지켜갈 것"이라며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 거짓과 왜곡은 한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고 돌연 비장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검은색은 검은색이고, 흰색은 흰색이다.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다"면서 "상황 판단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다. 그 일로 인해 제 다리도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탄핵에 찬성했다가 삼보일배에 나섰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라며 "그런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받았다. 완치가 안 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다.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느냐"고 여론에 호소하고는 "저와 남편, 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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