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자 인권운동 지도자였던 넬슨 만델라를 기리는 만델라 재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입장을 밝혔다. 만델라는 남아공의 악질적인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로, 그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시킨 공로로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만델라 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인 만델라에 대해 "나라를 망쳤다"고 비난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반박 성명을 냈다.
이런 폭로는 8일 출간된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출신인 마이클 코언의 책 <불충한, 회고록>에 실렸다. 코언은 이 책에서 넬슨 만델라가 사망한 뒤 트럼프는 "만델라가 온 나라를 망쳤다"며 "남아공은 이제 거지소굴이다. 망할 놈의 만델라는 지도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트럼프가 '아파르트헤이트'가 있었던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또 트럼프는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내게 흑인들이 이끄는 나라 중 '똥통' 같지 않은 나라를 하나만 말해달라. 그들은 모두 완전히 '똥통'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트럼프가 얼마나 인종차별적 인식을 갖고 있는지 드러내주는 발언이다. 이런 내용은 앞서 <워싱턴포스트>를 통해서도 인용, 보도됐다.
넬슨 만델라재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코언의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넬슨 만델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에 대해 했다는 발언에 주목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들이 마디바(존경받는 어른이라는 뜻의 만델라 존칭)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권위 있는 코멘트를 할 위치에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델라가 이끌었던 남아공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도 8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ANC는 "스스로 유능한 리더십의 모델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온 이런 모욕에 대해 전 세계에서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경악한다"고 밝혔다. ANC는 트럼프에 대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분열을 초래하고 여성을 혐오했다"면서 "만델라는 존경받는 자유 투사이며 앞으로 수 세기 동안 기억되고 기념될 위대한 지도자"라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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