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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을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기고]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재결정해야

2차 재난지원금은 지급 대상을 선별로 하는 것으로 거의 결정이 난 모양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홍남기 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6일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7조원 대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이른바 선별 지원을 하겠다는 결정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최배근교수 등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이 거듭 간절하게 전국민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이를 철저하게 무시한 정책 결정 과정이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 의원의 ‘게임 끝’이라는 오만한 발언은 주권자의 요구와 아픔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조차 없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했다. 협치를 주장하며 민주당의 신임 대표로 등장한 이낙연 국회의원의 첫 번째 정책은 이렇게 말로는 국민을 내세우긴 하지만 철저하게 기득권 금수저계급 정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정책인 선별 지급의 수용이었다.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코로나19 사태의 재난 상황에서도 먹고 사는 데는 손톱만큼도 지장이 없는 금수저 계급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들 금수저계급 권력자 가운데도 흙수저 출신은 더러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식이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고, 강남아파트에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달동네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지를 보면 금수저계급인지 아닌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선별지급이냐 전국민 지급이냐는 논쟁에 대해서는 1차 재닌지원금 지급 때부터 이미 수많은 주장과 논쟁, 수많은 정보와 소식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선별지급을 결정하는 문정부 고위 금수저계급 관료와 여의도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수저계급이 국민을 위한다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야 지금도 손목에 찬 시계가 4천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아돌프 랑에와 아들들’의 A. 랑에 운트 죄네일 정도로 자타 공인 금수저계급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또한 의사 출신으로 수천억원 대의 자산가인 자타공인 금수저계급이다.

이낙연 국회의원의 세비는 수당을 합쳐 연봉 3억원이 넘는다. 홍남기 부총리의 봉급은 1억 4천여만원, 장관급인 김상조 정책실장의 연봉도 홍남기 부총리보다는 다소 적지만 비슷하다.(인사혁신처, 2020 공무원 봉급표)

인간은 자기의 현재 처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살아간다. 의사들의 진료거부 사태를 보면서 이런 세상의 이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들 여야 정치인들과 청와대-정부의 높고도 고귀하신 관피아 금수저계급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기 돈 내고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도 타지 않는다. 조찬이니 만찬이니 밥도 자기 돈 내고 먹지 않는다. 자기 돈 내고 핸드폰 요금도 내지 않는다. 모두 다 피같은 국민 세금으로 고급차를 타고 다니고 비싼 밥을 먹는다. 굶어죽을 염려는 조금치도 없다.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하루하루의 불안정한 코로나19 삶을 이어가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과 일상생활을 이들은 체험해 볼 생각조차 아예 하지 않는다. 다만 한달이라도 최저임금으로 살아보거나 쪽방촌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하는 등의 이벤트성 쇼도 해 볼 생각이 전혀 없다. 나라 일에 너무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일상생활보다 더 중요한 나라 일이 없음에도 그렇다.

99% 주권자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훨씬 잘사는 1% 금수저계급이, 주권자가 선거를 통해 위임했거나 위임받은 대통령으로부터 재차 위임받았다고 하는 권력자들이 흙수저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는 거짓말이자 가식임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경험해 왔다.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김영배 의원, 박광온 사무총장, 홍남기,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김태년, 정세균, 이낙연, 김상조, 민주당 오영훈 당대표 비서실장, 최인호 당대변인, 유동수 정책위수석부의장. ⓒ연합뉴스

선별을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일찍이 영국의 행정학자 파킨슨이 주장한 법칙이 있다. 공무원 수와 행정비용은 늘 꾸준히 증가한다는 공무원 배증의 법칙, 공무원 업무 배증의 법칙이 그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선별해서 우선 먼저 구제하겠다는 그 뜻을 모를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관피아들의 권력만 더 강화시켜주고, 파킨슨의 법칙을 현실화하는 정책일 뿐이다.

선별을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주인인 국민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핀셋으로 골라서 너는 흙수저이고 너는 금수저라고 아우스비츠 수용소로 보낼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듯이 판별할 권한을 누가 주었단 말인가.

이 과정에서 행정력 낭비와 행정비용 낭비는 불을 보듯 뻔하다. 복지공무원 증원과 복지 예산 증액 요구도 필연이다. 기본소득을 하루라도 빨리 실행해야 한다는 주권자들의 요구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선별지급은 국민 세금을 국가가 기부금으로 만들어 자선사업을 펼치겠다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금수저계급이 흙수저계급에게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적극 권장하고 찬양할 일이다. 그러나 금수저계급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국가 예산으로 자선사업을 벌이겠다면 이는 주권자를 모욕하고 모독하는 것이다.

이낙연, 홍남기, 김상조를 비롯해서 부디 여의도 금수저계급들과 문정부 고위 금수저들이 국민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기본소득을 다시 검토하고, 재난지원금의 전국민지급으로 재결정해 주기를 간곡한 마음으로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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