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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습니다" 모든 질문에 '증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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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습니다" 모든 질문에 '증언 거부'

형소법 제148조 "친족이 공소제기 당하면 증언 거부할 수 있다" 규정

"증인은 당시 부친이 조범동에게 주식 투자를 맡기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 검사

"형소법(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겠습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검찰의 모든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는 3일 정 교수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에 남편 조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심리를 진행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부부가 모두 재판에 넘겨진 뒤 부부가 한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예정된 신문사항을 질문했고 조 전 장관은 100개가 넘는 모든 질문에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형소법 제148조는 친족 또는 친족 관계에 있었던 자가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우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앞서 조 전 장관을 이 재판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두고 검찰과 정 교수 측은 마찰을 빚었다.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증인신문의 필요성을 인정해 조 전 장관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정 교수의 재판이 사실상 자신의 형사사건과도 관련된 만큼 조 전 장관이 증언을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날 증인석에 선 조 전 장관은 재판장이 선서문 낭독 절차와 증언거부권 고지를 마치자마자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 법정의 피고인은 제 배우자이며 제 자식 이름도 공소장에 올라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저는 이 법정에서 진행되는 신문에 대해 형사소송법 148조가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 저는 친족인 증인이자 피고인 증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형사법학자로서 진술거부권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권리 행사에 편견이 존재한다"며 "이 법정에서는 그런 편견이 작동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는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증인(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거부하면서 '법원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해 이 법정에서는 적극적인 소명할 줄 알았다"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 대부분이 가족들 사이의 공모 범행이라는 점에서 증인은 사건 실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사람"이라며 "증인은 증언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의 주장대로 지금은 법원의 시간이다. 이제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데 법률상 보장된 권리라며 증언을 거부한다고 하니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조 전 장관이 '법정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한 부분은 정 교수 재판이 아닌 자신이 기소된 조 전 장관 본인의 재판에서 객관적인 사실을 보고 방어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라며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따른 증언거부권 행사가 비난받을 일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오간 위 예정됐던 검찰 측 주신문이 시작됐으나 1시간이 넘는 검찰의 사모펀드 의혹 관련 질문에 조 전 장관은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다"고만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가급적 이달 중 남은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 10월 중에는 검찰 및 정 교수 측의 서증조사를 진행하고 심리를 종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뒤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정 교수의 재판도 빠르면 내달 중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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