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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은 조계종 돈 벌이 장소 아니다"

후원인 및 자원봉사자들, "재발 방지 위한 사과 및 조사 임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거주시설 나눔의집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나눔의집 운영 주체인 대한불교조계종에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은 사죄하고 나눔의집 운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사회복지시설 나눔의집의 현 이사진 11명 중 일반인 사외이사 3명을 제외한 8명이 모두 조계종 승적을 가진 스님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약 6년간 나눔의집에 봉사를 해왔다는 송주호 씨는 "조계종이 할머님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나눔의집을 호텔식 요양원으로 운영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나눔의집은 우리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숨쉬는 곳이자 역사적 진실을 세상에 증언하는 곳이다. 조계종이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과거 역사에 진실된 사죄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과 할머님들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던 파시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나눔의집은 존속돼야 한다"고 했다.

나눔의집 봉사 단체 희망나비유니언의 회원 이석원 씨도 "후원금을 보낸 기부자들은 조계종의 호텔식 요양원과 토지구매가 아닌 할머니들의 따뜻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 충분한 의료 지원과 심리치료,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거를 알리는 가치 있는 행동을 위해 소중한 돈을 내어준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계종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했다.

조계종 측의 "운영 미숙"이라는 해명에도 질책이 이어졌다. 최부식 기부하는 쇼핑몰 '고마운사람들' 대표는 "나눔의집은 1992년 개소 후 30녀 년 가까이 운영됐는데 '운영 미숙'이라는 변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조계종은 변명할 것이 아니라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의 십계 중 '훔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금은보화를 지니지 말라'는 계율이 있다"며 "조계종은 나눔의집을 운영하면서 이를 지켰는지 감히 묻고싶다"고 했다.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나눔의집의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 유용과 학대 등 나눔의집 사태에 대해 조계종의 사죄를 촉구했다. ⓒ프레시안(조성은)

나눔의집은 지난 3월 직원의 내부고발을 시작으로 후원금 유용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약 88억 원의 후원금 중 2억 원 정도만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됐고 나머지는 부동산 등 법인의 재산증식 사업에 사용됐다. 이후에도 내부고발을 한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날(31일) 나눔의집 내부고발 직원들도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의집 이사진의 특수관계인들인 운영진은 공익제보자들을 괴롭혀 쫓아내고 쌓인 후원금을 지키려는 목적밖에 없다"며 나눔의집 운영진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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