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생산직에 취업시켜주겠다며 구직자와 부모 등 651명에게 152억 원을 받았다고 실토한 광주시 광산구 신창지구 S 교회 P 목사에 이어 같은 노회 소속 목사는 물론 광주·전남지역 목사 수십 명이 취업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더구나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도 651명이 아닌 850여 명으로 알려지고 있고 ‘취업 사례비’를 최근까지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직접 건넨 돈이 152억을 훨씬 넘어 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여러 곳과 전남 동부지역 일부 교회를 포함해 수십여 군데 교회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역 B 목사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21일께 여수, 순천, 보성 등 동부지역 목사 30여 명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P 목사가 기아차 취업 얘기를 꺼냈고 참석한 목사들이 구직자 모집에 나서 돈을 입금토록 알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동료 목사가 하는 말이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대부분은 교회 목사나 교인 등의 말을 믿고 돈을 보냈으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기아차 취업 사기 사건은 지난해 2월 18일 처음 시작됐다고 밝히고 있다.
S 교회 P 목사는 지인과 교인들에게 '기아차 협력업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포함될 수 있다'며 ‘취업 사례비’나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5000만 원씩을 피의자 J 씨 등 두 사람 명의의 통장에 입금을 요구했고, 그 후 P 목사는 관리가 힘들다며 직접 자신의 통장으로 돈을 입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 사기를 치기 위해 P 목사는 예전 교회서 알게 된 J 씨를 기아차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조 총무라 소개하고 다녔고, J 씨는 P 목사와 동행 시 기아차 점퍼를 착용하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J 씨는 비정규직 노조 등 경찰 조사에서 기아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이 터지자 지난 19일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아차 취업 사기 피해자들이 모임을 구성해 ‘단체 카톡 방’ 등을 통해 피해 사례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모임이 구성되자 단체 카톡 방이나 전화 등으로 수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며 “광주·전남지역 교회 목사님 등에게 얘기를 듣고 기아차 취업을 위해 돈을 입금했고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에 걸쳐 피해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님들 친·인척, 지인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나 목사님들이 ‘가담자’인지 ‘피해자’인지 구분이 안된다. 하지만 목사님 말씀이기에 믿고 돈을 보냈고, 정말 사건이 벌어진 지금에서야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지만 목사님을 믿었지, 누굴 믿었겠느냐?”며 토로했다.
S 교회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는 발표가 늦어지자 P 목사는 곧 좋은 소식이 올 거라며 기도하자, 절대 보안을 유지하라고 해 목사님을 믿고 취업 알선에 적극적이었는데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터진 지난 25일 밤 S 교회로 모여든 피해자들은 교회 3층 사택에서 목사 가족이 몰래 이사하려는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26일 기아차 취업 사기 사건 피해자들은 “사기 사건을 주도한 P 목사가 J 씨에게 돈을 다 보내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속 수사와 브로커인 J 씨 등도 하루빨리 검거해 철저한 조사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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