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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침 뱉은 사랑제일교회, 그리고 라즈니쉬의 '바이오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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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침 뱉은 사랑제일교회, 그리고 라즈니쉬의 '바이오테러'

[안종주의 안전사회] 국가는 공동체 파괴하는 집단 신속하게 단죄해야

1984년 사이비 라즈니쉬집단이 벌인 미국 최초의 바이오테러

1984년 8월 29일 미국 오리건주 와스코(Wasco) 카운티 위원이 인도 명상 신도들 7천명의 집단 거주지인 라즈니쉬푸람(Rajneeshpuram)을 방문했다. 이들은 그곳에서 주는 물 잔을 받아 마셨다. 두 사람 모두 살모넬라 식중독에 걸렸다. 그 가운데 증상이 심한 한 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라즈니쉬 명상집단의 창시자인 오쇼 라즈니쉬(Osho Rajneesh)의 개인 비서 쉴라와 변호사가 계획한 시범적 바이오테러가 성공한 것이다.

자신감을 얻은 라즈니쉬 핵심 추종자들은 그 뒤 살모넬라를 식료품점과 카운티 법원의 문손잡이와 소변기 손잡이에 뿌려 놓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살모넬라 식중독에 걸린 사람은 없었다. 이곳을 찾은 이웃 주민들이 아마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해 9월과 10월에 그들은 식당 주인 몰래 살모넬라균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샐러드 바에서 음식 위에 뿌려주거나 샐러드드레싱에 넣는 수법으로 10개의 댈러스 현지 식당 샐러드 바를 살모넬라균으로 오염시켰다. 이들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사람 가운데 모두 751명이 감염돼 급성위장염을 앓았다.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게 나타났던 4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자들은 태어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는 신생아에서부터 87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왔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이들이 사용한 균은 살모넬라균(Salmonella enterica typhimurium)으로 설사, 발열, 오한, 메스꺼움, 구토, 두통, 복통 및 혈변을 유발한다. 나중에 드러난 것이지만 라즈니쉬 명상 집단의 핵심부는 와스코 카운티 선거에서 자신들이 낸 후보가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이 도시의 유권자들이 감염병에 걸려 투표를 포기하도록 하려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범죄를를 저질렀다.

주민들이 갑자기 집단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자 지역 주민들은 사건의 배후에 라즈니쉬 추종자들이 있다고 의심했다. 그들은 선거 당일에 사이비종교 집단이 와스코 카운티 어느 선거구에서도 이기지 못하도록 외려 주민 투표를 독려했다. 라즈니쉬는 결국 1984년 11월 투표에서 자신들이 낸 후보를 사퇴시켰다. 집단공동체 7,000명 중 239명만이 투표했다. 대부분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어서 투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치를 좌지우지 하려던 그들의 꿈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 식중독 유행병으로 현지 식당은 수십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보건 당국은 영향을 받은 시설의 샐러드 바를 폐쇄했다. 일부 주민들은 라즈니쉬 집단의 추가 공격을 두려워해 집에 머물렀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혼자 외출하지 않았다.

주범 최고 20년 형, 교주 라즈니쉬도 실형 살다 풀려나

이 바이오테러 사건은 미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생물 테러 공격으로 남았다. 오리건 보건소와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사건 발생 1년 후 병원체의 종류를 파악했고 이것이 고의적인 오염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오리건 주 경찰과 연방수사국은 합동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라즈니쉬푸람에 대해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마을 주민들을 앓게 만든 식중독 세균과 똑같은 종을 라즈니쉬 의료 실험실에서 발견했다. 두 명의 핵심라즈니쉬푸람 관리들이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 최소 29개월에서 최고 20년 형을 선고받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

라즈니쉬 바이오테러 사건은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를 저지르고 치명적 감염병 균인 탄저 테러를 통해 대량 살상을 꾀하려 했던 일본의 옴진리교와 함께 사이비종교 집단이 얼마나 위험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컬트집단을 이끌었던 오쇼 라즈니쉬도 실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 생활을 하다 풀려났다. 그 뒤 인도로 돌아가 푸네의 아쉬람에서 1990년 58세로 사망했다. 공식 사망 원인은 심부전이었다. 그의 묘비에는 “결코 태어난 적이 없으며 죽은 적도 없다. 단지 1931년 12월 11일부터 1990년 1월 19일까지 이 지구 행성을 방문했을 뿐이다.”라고 적혀 있다.

살모넬라 감염병 하면 바이오테러 전문가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라즈니쉬를 떠올리듯이 대한민국에서는 코로나19 하면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떠올려왔다.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가 한때 대규모 유행을 하게끔 만든 진원지가 신천지 대구 교회였기 때문이다.

ⓒMBN 보도 화면 갈무리
ⓒMBN 보도 화면 갈무리

보건소 직원에 침 뱉은 사랑제일교회 신도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이들을 통해 전국 곳곳에서 n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불안과 극도의 불편을 다시 겪기 시작했다. 아찔한 일들도 벌어졌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인 50대 부부가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안내하러 온 보건소 직원의 팔을 잡아당기고 침을 뱉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침을 뱉은 이유는 "나 혼자 확진되는게 억울하다"는 것이었다고 한다.(관련기사 MBN 보도 : "혼자 확진 억울해"… 보건소 직원 껴안고 침뱉은 50대 부부)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국가 방역 체계의 핵심이자 자신의 의무를 다 한 보건소 직원이 사실상 '바이오 테러'를 당한 셈이다. 코로나에 감염된 사랑제일교회 신도 가운데는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탈출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전 목사와 그를 따르는 광신도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렸다. 20일 현재 73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말 엄청나다. 그리고 이들은 가족과 지인 등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이 때문에 K-방역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위기다. 이것이 어디로까지 불똥이 튈지 뉴스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이들이 하는 언행은 신천지교회 신도들의 뺨을 치고도 남을 정도다. 신천지 교인들 가운데는 적어도 이런 극악한 사람은 없었다.

외부 불순세력에 책임 돌려...그런 음모론은 맞은 적이 없다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 집회에서 한 말과 코로나 확진자로 드러난 뒤 신문광고와 병원 등에서 한 언행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점철돼 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공산주의자나 주사파와 같은 외부 불순분자들이 자신과 사랑제일교회에 바이러스 테러를 해 신도들이 집단감염됐다는 것이다.

바이오테러나 생화학 테러는 주로 컬트집단에 의해 저질러졌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자신들이 궁핍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이유에서 한다. 그리고 그 음모론이 맞은 적은 거의 없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검사를 일부러 피하거나 너도 당해보아라는 식의 바이러스 퍼트리기 행동을 하는 일부 광신도는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정점에 전광훈이라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부터 그에게 목사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는 까닭은 그에게 그런 호칭을 붙여줌으로써 진짜 목사들을 욕보일까봐서다. 진짜 교회들이 손가락질을 받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개치는 언행을 일삼는 사람은 방역의 적이다. 코로나 전쟁에서 내부 총질을 해대는 공동체의 적이다. 말로서, 설득으로서 통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해야 한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그들은 주위에 바이러스를 마구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은 종교 위에 있다.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일부 광신도들이 믿는 신앙은 신앙이라고 하기에는 멋쩍지 않은가. 국가는 그들의 행태를 단죄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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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 박사는 <한겨레> 보건복지 전문기자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안종주의 위험 사회' '안종주의 건강 사회' '안종주의 위험과 소통' 연재 칼럼을 써왔다. 석면,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보건 및 환경 보건 위험에 관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석면, 침묵의 살인자> <위험 증폭 사회> 등 다수가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코로나 전쟁, 인간과 인간의 싸움> <코로나19와 감염병 보도 비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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