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마가 끝나길 벼르고 있었던 것인지 올해 폭염은 유독 맹렬한 기세를 뽐낸다.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지니 이럴 때 집 근처에 피서를 갈 만한 장소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큰 행운이다. 예를 들면 진해구 병암동에 있는 진해루 같은 곳 말이다.
돗자리 하나 들고 가 별을 보며 누워도 좋고,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 수 있고, 야외공연장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으니 충분히 더위를 잊을 만하지 않은가.
진해루 해변공원에는 거북선 모양의 놀이터가 있고, 수상 놀이시설 등 즐길 거리도 다채로워 주말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진해루에서 속천항까지 이어진 산책로도 걸어보길 추천하는데, 진해바다 70리길 구간이기도 한 이 길은 길이도 적당하고 바다를 낀 전망이 아름답다.
바다보다 깊은 나무 그늘이 좋다면 장복산으로 가자. 병암동은 진해만부터 장복산 자락에 걸쳐 길게 형성된 곳이라 바다와 산 모두를 즐길 수 있다.
진해남중학교와 진해중앙고 인근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되는데, 등산로는 진해 드림로드 구간 중 장복하늘마루산길과 천자봉해오름길과도 이어진다.
병암동에는 또 봄이 되면 유독 붐비는 길이 있다. 경화역에서 세화여고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이다. 벚꽃을 따라 온 사람들의 발길은 경화시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진해군항제 기간은 아마 설과 추석을 포함하더라도 연중 경화시장이 가장 붐비는 시기일 것이다.
경화시장은 1924년 일제강점기 '창원군 시장 분포 현황'에서 공식적인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상설시장도 있지만 매달 끝자리 날짜 3일과 8일에 열리는 오일장 날이 되면 각종 먹거리부터 생활 잡화, 공산품, 지역에서 난 농수산물 등으로 푸짐한 난전이 펼쳐진다.
이처럼 진해구 병암동에는 일부러 찾아서 찬찬히 걸어볼 만한 명소들이 여러 곳이다. 진해루와 장복산, 경화역 벚꽃길, 경화시장 등은 병암동에 유동인구가 유독 많은 이유다.
전통시장에서 정겨운 삶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도, 진해만의 시원한 풍경을 가슴에 담고 싶은 사람도 병암동을 찾으니, 연중 발길이 끊이지 않는 병암동은 진해구의 보물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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