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반중언론 상징' 지미 라이(黎智英) <빈과일보> 사주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풀려났다. 앞서 전날밤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아그네스 차우(周庭)도 풀려났다. 지난 10일 홍콩보안법 혐의로 체포된 이들을 포함한 10명 모두 하루 이틀 사이에 석방된 것이다.
라이는 “빈과일보는 계속 싸우겠다”는 헤드라인이 선명하게 찍힌 신문을 흔들며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엄지 척'을 해보이며 경찰서를 떠났다.
라이는 보석금 30만 홍콩달러(약 4589만 원)에 보증금 20만 홍콩달러(약 3060만 원)을 내고 풀려났다. 차우도 보석금 2만 홍콩달러(약 306만 원)과 보증금 18만 홍콩달러(약 2754만 원)을 내야 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라이가 체포된 다음날 5배나 부수를 늘려 발행한 <빈과일보>를 순식간에 완판시키고, <빈과일보> 등을 발행하는 모기업 넥스트미디어의 주가를 이틀만에 1200% 폭등시켰다. 이런 여론에 압박을 느껴 홍콩 당국이 지난 10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10명을 이틀도 안돼 모두 석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라이의 체포는 지난해 홍콩을 마비시키고 중국 인민해방군 투입설까지 나왔던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관련된 민주진영 인사들을 일망타진하려는 목표에 따른 첫 번째 조치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홍콩의 민주 진영은 당국이 대대적인 검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CNN 방송도 "홍콩보안법 시행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항의했다 등의 이유로 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주 사이 체포한 사람만 24명이나 되고, 홍콩의 유력언론 등까지 위협하고 있다"면서 "홍콩은 이제 정치적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은 겁에 질려 있고, 온라인에서 반정부 주장을 하다가는 체포되는 도시로 급속히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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