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가 '검언유착' 보도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을 보도가 나갈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권 변호사가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선일보>는 6일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정부 관계자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한상혁 위원장과의 통화는 사실로 드러났지만 윤 수석이 전화를 했을 수 있다는 <조선일보>의 추측성 보도는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당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윤도한 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권경애 변호사에게 MBC 보도 전에 전화를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 <조선일보>는 한상혁 위원장 또는 윤도한 수석이 전화를 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보도를 했다"며 "한상혁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고 저 역시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저는 권 변호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도 한 위원장과 통화 사실은 주장했지만, 윤 수석과 통화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윤도한 통화'는 오보 가능성...한상혁은 통화 인정
한상혁 위원장은 관련해 통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MBC) 보도 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한 위원장은 "보도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판단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실제 권 변호사도 "(한상혁 위원장과)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며 MBC 보도 전에 한 위원장이 관련 보도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거뒀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한상혁 위원장과 통화하며 나눴던 대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공개했다.
권 변호사 주장에 따르면 당시 한 위원장이 통화에서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아예 쫓아내야 한다.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다.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그러면서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는 한 검사장이 익명으로 나왔는데, 한 위원장은 한 검사장을 콕 집어 얘기했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관련해 더이상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압박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는 특별수사팀 구성을 대검 간부들에게 제안한 데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비판하자,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압박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것은 그분(권경애)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사람이 주장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사실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주장을 했다는 것은 팩트일지 모르지만 주장을 했다는 내용이 반드시 팩트는 아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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