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선거관련 질문 짜증난다
누가 여론조사 했나? 오히려 숨겨야 하는 안쓰러운 처지
군수자리 신뢰 무너져 ...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촌극까지
4일 의령군 전역에 걸쳐 내년 의령군수 재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여론조사는 선거 전 민심을 알아보거나 공천 전 후보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용된다. 또 공천 후에는 민심의 향배를 점쳐보고 지역별, 연령별 선거전략을 세우거나 유리한 결과를 앞세운 여론전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의령군수 재선거까지 9개월여 남겨두고 진행됐다. 군민들은 다소 뜬금없다며 여론조사의 의도와 진의를 궁금해 하고 있다.
조사기관은 창원 지역 업체로 알려지고 있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정당별 지지 성향은 물론이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를 일일이 나열하며 지지 여부를 물었다.
마지막에는 여, 야 특정 후보 3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지지여부를 확인했다. 당 차원의 여론조사인지 진위를 확인했지만 부인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조사원의 발음이나 억양이 조선족과 비슷해 일부에서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촌극도 있었다.
전화를 받은 군민 A씨는 “경제가 어려워 하루하루 살기조차 바쁜데 관심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군수선거관련 질문을 하는 것에 짜증이 났었다”며 “의뢰자가 누군지 몰라도 혹시 밝혀진다면 나는 그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군민들은 마지막 질문에 거론된 3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여론조사 의뢰자 일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정작 거명된 3명의 인사는 여론조사는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손사래쳤다. 이들은 아직 여론조사 할 시점도 아니며 벌써 선거로 지역 민심을 들썩이게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의령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8~9명에 가까운 후보들이 나름 지역을 누비며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의령군에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있다.
두 명의 군수가 동시 구속되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선거 열기가 쉽게 끓어오르지 않는 지지부진한 현실이다.
누가 어떤 의도에서 진행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뜬금없는 여론조사는 지역 여론을 움직였다.
군민들은 "돈만 낭비하고 지역 민심을 가르는 군수재선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에서 또 "현 권한대행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의령군에 때아닌 선거바람이 불었다. 여론조사와 같이 바람몰이를 통한 여론전은 선거전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뜬금없는 여론조사는 오히려 후보의 부족한 자질을 드러내는 득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누가 여론조사를 했는지 오히려 숨겨야 하는 안쓰러운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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