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한 정상 통화에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상 간 통화에서 성 범죄 문제가 언급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양 정상이 이날 오후 30분 간 이어진 통화에서 이같은 언급이 있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지난 25일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한국 외교관 A씨가 2017년 말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직원을 성추행 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은 A씨의 혐의가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한국 정부의 비협조 탓에 경찰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성추행 관련 언급은 아던 총리가 먼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허브 보도를 언급한 것. 문 대통령은 이같은 언급이 나오자 '관계 부처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A씨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린 뒤 사건을 자체 종결했고, A씨는 현재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던 총리에게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에 유 본부장이 아태지역의 유일한 후보로 출마했는데, 여성이자 통상전문가로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이끌 적임자"라면서 "뉴질랜드의 지지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던 총리는 이에 "무역을 중시하는 나라인 뉴질랜드는 WTO 사무총장 선출에 관심이 많다"며 "유 본부장이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고 들어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 정상은 백신 개발 및 생산과 공정한 공급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던 총리가 "한국의 대응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야말로 총리의 강력한 조치로 코로나에 승리한 모범국가"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 본부를 둔 국제백신연구소(IVI)가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한 세계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유일한 국제기구라면서, 뉴질랜드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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