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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행적 시인의 '시비'와 '단죄비'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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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행적 시인의 '시비'와 '단죄비'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전주덕진공원에 세워져 있는 김해강 시인의 시비 ⓒ프레시안

친일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전주출신 김해강 시인의 전주덕진공원 시비 옆에 그의 친일행적을 비판하는 ‘단죄비’가 세워질 예정여서 ‘이상한 동거’가 시작될 전망이다.

김해강 시인은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명 '가미카제'로 불렸던 일제 자살특공대를 칭송한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란 시를 남겨 광복회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졌다.

그는 1962년 제작된 '전북도민의 노래'를 작사해 현재 전주덕진공원 안에 그를 기리를 시비가 세워져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는 올해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덕진공원에 있는 김해강 시인의 시비 옆에 그의 친일 행적을 담은 안내판 형식의 ‘단죄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김재호 지부장은 "김해강 시비 옆에 그가 일제를 칭송한 ‘아름다운 태양’, ‘호주여’, ‘인도 민중에게’ 등 황국신민화와 대동아공영권을 찬양하는 작품을 세긴 단죄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1942년 매일신보에 실린 김해강의 시 '돌아오지 않는 아홉장사'는 '특별공격대원의 위훈을 추모하며'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시에서 김해강은 ‘미군함을 향해 돌진한 일본의 자살특공대의 희생을 최대의 수사’로 칭송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이 네 편의 시를 보고 전주 덕진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스스로 김해강 시인의 친일행적을 검증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북에서 친일행적 시인들의 시비가 시민단체와 지방의회 차원의 여러차례에 걸친 문제제기에도 쉽게 철거되지 않는 이유로 "민주당의 비 협조적이고 소극적인 자세와 함께 지방의 문예권력을 쥐고 있는 관련 단체의 특성"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북 진안군 부귀면 부귀초등학교 앞 도로에는 친일파 윤치호의 은덕을 기리는 불망비와 2012년 만들어져 그의 친일 행적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안내판이 불편한 동거를 해오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3월 도정질문을 통해 전주덕진공원에 자리한 김해강 시비의 철거를 촉구한 도의회 이병도 의원은 "절차상 용역부터 진행하자고 했으나 관련 예산도 바로 세워지지 않았고 지난해 말에서야 올해 예산이 세워져서 이제사 용역이 진행되다보니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해강 시인이 작사한 ‘전북도민의 노래’도 바꾸겠다고 했지만, 집행부가 속도감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전북도는 오는 11월까지 '친일 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이번 용역은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하며, 도내 친일파·친일 잔재 현황 조사 및 분석, 청산 등 처리 기준 및 방안 등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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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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