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지 석달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왔다. 더 나아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마스크 착용=반 트럼프'라는 정치적 공식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날 메릴랜드주에 있는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에 방문하면서 백악관 문장이 찍힌 마스크를 쓴 모습을 언론을 통해 노출했다. 트럼프는 이날 "나는 마스크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감염에 취약한 부상 병사들과 있을 때나 병원을 방문할 때는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마스크를 처음 쓴 10일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6만8000명을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28만8700여명, 사망자는 13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존스홉킨스 대학 통계).
트럼프 "학교 열어라"....플로리다 주지사 "월마트 여는데 학교는 왜 못 열어"
과학을 무시하고 여론전을 벌이다가 결국 '마스크 전쟁'에서 패배한 트럼프는 최근 들어 또 다른 문제로 보건전문가들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바로 학교 정상화 문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신호 중 하나가 학교를 다시 여는 일이다. 트럼프는 8일 가을 학기에 공립학교가 문을 열지 않으면 연방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벳시 디보스 미 교육부 장관은 1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학교가 가을에 정상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디보스 장관은 "학교를 열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열 것이냐의 문제다. 학교는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플로리다주의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한발 더 나간 발언을 하기도 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10일 가을에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월마트와 홈디포 등이 문을 연다면 학교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는 11일 하루 동안 1만5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플로리다는 트럼프의 조기 경제 재개 입장을 따랐다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교원노조 "학생들을 위해서 트럼프 말 거부해야"
문제는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안전하게' 학교를 재개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기준(6피트, 약 180센티미터)를 학생들 간에 유지하기 위해선 18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최대 교원노조 단체인 미국교육협회 등 교육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학교 정상화 압력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릴리 에스켈슨 가시아 미국교육협회 회장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학생들을 위해 무엇이 최선이냐와 관련해 아무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며 "언제 학교를 다시 열지, 어떻게 대면 수업으로 돌아올지에 대해 보건전문가와 교육자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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