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하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는가! 분주하게 오가는 자동차와 사람들의 바쁜 걸음, 각진 건물들과 고층 아파트단지가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 반듯하게 구획이 나뉜 대로 등이 먼저 그려진다.
창원시 의창구 용지동도 이런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용지동은 지리적으로 창원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창원시청, 창원중부경찰서, 창원소방서, 경상남도교육청, 창원세무서 등 관공서들이 밀집해 행정의 중심지 역할도 맡고 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용지동에는 낭만적인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각종 예술 공연과 전시가 연중 활발하게 열리는 성산아트홀과 조각 작품이 전시된 용지문화공원, KBS창원방송총국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또 용지호수는 도심 속 휴식처가 되어주며 밤이면 화려한 조명과 분수 쇼로 장관을 선사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각종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국내 최대 다문화축제 맘프(MAMF), 창원음식문화축제 등이 대표적이고 가을에는 성산아트홀 앞길에서 단풍거리축전이 펼쳐진다.
하지만 용지동을 창원의 명소로 인식시킨 장소는 따로 있다. 바로 670그루의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가로수길이다.
나무 사이사이에 카페, 음식점, 빵집, 꽃가게 등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데 이들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들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핫 플레이스'들이다.
트렌드를 이끄는 서울 강남 신사동의 가로수길과 이름도, 역할도 비슷한 셈이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봄부터 싱그러운 매력을 뽐내다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는 은하수 조명으로 빛난다.
창원시가 매년 겨울이 되면 상권을 활성화하고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빛의 거리'로 조성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울창해 꽤 오랜 역사를 지닌 것 같지만, 사실 가로수길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창원이 계획도시로 조성되며 신속한 녹화가 필요했고, 빨리 자라는 메타세콰이어가 심긴 것이다.
도시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용지호수도 원래는 조선시대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못이었다.
여기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어 '용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용지못은 1970년대 초반까지도 본래 기능에 충실했으나 1974년 창원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시민 휴식처로 기능이 변했다.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도시와 녹지공간이 조화를 이루게 된 용지동, 바쁜 삶에도 휴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도시에도 낭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용지동에 사람들의 발길이 내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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