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자당 몫 국회부의장 추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례를 깨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여당이 가져간 이상, 국회 원(院)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한 것이다.
통합당은 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최형두 원내대변인이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회부의장은 내부적으로 뽑지 않기로 했다"면서 "법사위가 빠진 상임위원장(직을 야당이 맡는 것)은 의미가 없고, 국회부의장 자리도 연장선상"이라고 의총 결과를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법사위원장을 제1야당인 통합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재강조하고 "(원구성은) 야당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여당이 협치의 전통과 원칙을 다시 세우면 된다"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향적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통합당 최다선 의원(5선)으로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내정된 정진석 의원도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 몫) 부의장을 추천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렸고, 원내지도부에서 받아들였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SNS에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고 썼다.
이날 의총장에서는 일부 다선 의원이 '주 원내대표가 여당에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통합당이 이날 의총에서 국회부의장 후보자를 추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한 3선 의원이 문제삼았다고 한다.
원내지도부는 '중요 현안에 대해 다선 의원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약속하고, 원내지도부 회의와는 별개로 다선 의원들이 참여하는 '원내전략회의'를 별도 운영하기로 하는 선에서 문제를 봉합했다.
통합당이 부의장을 추천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회부의장단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회 구성과 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 절차에 난항이 예고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최 원내대변인은 여기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정보위는) 국회부의장 문제와 무관하다"며 "의장실에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 김상희 부의장 간의 협의를 통해 정보위를 구성한다면 이를 굳이 문제삼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국회법 48조는 "정보위원회 위원은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부터 해당 교섭단체 소속 의원 중에서 후보를 추천받아 부의장 및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선임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통합당은 원구성과 별개로 상임위를 통한 현안 논의에는 적극 참여해 '원내 투쟁'을 하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남용하면서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려고 하는 엄중한 상황에 대해 직접 듣고 파악하기로 했다"며 법사위에 윤 총장이 직접 출석하는 방안을 여당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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