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노사정 최종 합의 불발 아쉽다"

"잠정 합의는 적잖은 성과...경사노위서 완성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노사정 대표자회의의 최종 합의 불발에 유감을 표하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간 차후 논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마주 앉은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며 "협약이 체결되었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일 노사정 협약식에 참석해 노사정 대표자회의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반대 세력에 의해 사실상 감금돼 협약식에 불참했다.

합의안에 반대한 이들은 합의안 가운데 노동계의 주된 요구였던 해고 금지와 총고용 보장이 빠진 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고용보험 가입 과정에서 특고의 특성을 고려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점, 이행점검 및 후속 논의를 경사노위에서 진행한다는 점 등에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잠정 합의문의 내용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노사정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자는 뜻이 잠정 합의문에 담겨있다"며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노사의 고통 분담과 상생 협력 의지가 실려 있다"고 했다.

또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되어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내용도 담겨있다"며 "보건의료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 등 국가 방역 체계와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추진도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재 경사노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노총과 더불어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은 지난해 내부적으로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한 터라 향후 민주노총이 포함된 사회적 대화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을 향해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는 이번 합의의 정신을 최대한 이행해 살려가겠다"고 했다.

그는 "최대 90%의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여 5000억 원을 증액하는 등 3차 추경에도 이미 반영했다"며 "앞으로 정부는 잠정 합의의 내용대로 고용유지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고용보호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춰 노사관계도 발전해야 한다"며 "프리랜서, 특수고용근로자,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전통적인 노동과 일자리가 급격히 확대됐고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전국민고용보험의 추진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과거 산업화시대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며 "노동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故) 최현숙 트라이애슬론 선수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체육계 관행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면서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