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숙현을 폭행한 적 없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를 지낸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지목된 감독과 선수 2명이 폭언과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긴급현안질의 자리에서였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에게 "피해자 또는 최숙현 선수에게 사죄드릴 생각이 있냐"라고 물었다. 김 감독은 "어려서부터 제가 지도해왔던 아이인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부모 입장까지 제가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다시 "사죄하겠느냐"라고 묻자 김 감독은 "검찰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따라서..."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폭행하고 폭언을 한 적이 없다는 거냐"라고 묻자 김 감독은 "제가 말씀드리는 건 감독으로서 관리감독, 선수 폭행이 일어났던 걸 몰랐던 부분에 제 잘못을 인정하고 그 부분을 사죄드린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관리감독 책임만 인정한다는 거냐. 폭행한 적이 없다는 거냐"고 확인하자 김 감독은 "네"라고 답했다.
주장인 장 모 선수와 최 선수의 선배인 장 모 선수도 폭행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선수는 '폭행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뒤 '최 선수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냐'는 물음에 "같이 지내온 시간에 가슴이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최 선수의 선배였던 김 모 선수도 "그런(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사죄할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 김 선수는 "사죄할 것도 그런 것도 없다"며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한 건 없고 안타까운 마음만 있다"고 답했다.
이날 긴급현안질의에는 최 선수의 부모, 그리고 최 선수와 마찬가지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동료 선수와 부모가 참관했다.
최 선수는 지난 6월 26일,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생전에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로부터 신발로 뺨을 때리고, 20만원 어치 빵을 억지로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이들을 경주시청, 검찰, 대한체육회 등에 신고했다.
이날 오전 최 선수의 동료 선수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력이 당연시되어 있었다"며 최 선수는 물론 다른 선수들도 폭언,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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