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만2326명을 기록했다. 중국 우한에서 첫 사례가 보고된 후 일일 최다 기록이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에서 5만3213명, 브라질에서 4만8105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미주 대륙에서만 12만9772명의 새 확진자가 보고돼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보고했다.
두 나라의 일일 환자가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61%에 달했다.
반면 동북아의 최초 대확산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던 유럽의 신규 확진자 수는 1만9694명으로 확연한 안정세를 보여 미주 대륙과 대비됐다. 겨울로 접어든 아프리카의 신규 확진자는 1만2619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집계하는 월도미터에 따르면, 5일(그리니치 표준시 4시 기준)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1138만2954명이다. 53만3477명이 사망했고 644만207명이 회복했다.
지난 1일과 2일 연달아 사상 최초로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 같은 확산세의 가장 주된 요인은 현재 세계 최다 감염국인 미국(293만5770명)과 브라질(157만8376명)의 환자 통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방역 통제망이 마비된 가운데 보수적인 시민의 마스크 저항 움직임이 확산하고, 흑인인권 시위까지 전국적으로 일어나면서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여자친구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미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이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캠프의 정치자금 모금 최고 책임자이기도 한 킴벌리 길포일(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은 사우스다코다 출장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길포일은 대통령 전용기에는 탑승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3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대통령의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 한 명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공보 비서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이날 저녁 7시 백악관에서 연설에 나서는 등 이틀 연속 군중이 밀집하는 대규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미 내무부는 이날 워싱턴 DC 상공에서 열릴 에어쇼가 최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불꽃놀이와 함께 개최된다고 전했다.
특히 미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독립기념일 연휴에 거리 모임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 달라고 당부한 와중에도 진행되는 행사여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 불꽃놀이 행사에는 약 7500여 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외신에 따르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방역준칙에 신경쓰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사실상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통제 불능 상황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앞장서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생활방역준칙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상원과 하원이 통과시킨 마스크 착용 의무화 법안도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다, 법안 통과 한달여 만인 지난 3일(현지시간)에야 서명해 빈축을 샀다.
브라질의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방 정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가 오는 6일부터 음식점, 미용실 등의 영업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 발표를 인용해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면 내년 봄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최대 6억 명까지 늘어나고, 사망자는 최대 37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주 대륙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고, 아프리카에서는 이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90%는 코로나19 감염에 여전히 취약하리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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