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정치의 '정' 자도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며,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등이 떠오른다는 소회를 밝혔다.
3일 박 내정자는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政'(정)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며 김대중 정부에 이어 또 다시 공직에 발을 들여놓는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민주당 계열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그는 2000년 6.15 정상회담 성사의 주요 역할을 했으며 이후에도 북한과 주요 계기마다 꾸준히 접점을 만들어왔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전 국정원장이 내정됐다. 서훈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부터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입안한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그의 국가안보실장 발탁은 '시간 문제'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서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있었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현 상황에 신중하게 대응하겠다.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대외, 대북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의 동맹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동안 국가안보실장을 맡았던 정의용 실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며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정 실장은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교안보정책의 입안 과정에서부터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분"이라며 "문 대통령을 보좌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5000만 국민과 8000만 겨레와 함께 다시 평화의 꿈을, 통일의 꿈을 만들고 싶다. 평화를 통해 더 큰 번영의 길로 가는 멋진 민족임을 함께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남북) 대화를 복원해야 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인도적 교류협력 문제라든가 지난 시기 남과 북이 함께 약속했던 것을 다시 신뢰를 갖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들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남북관계가 고비였을 때 통일부가 주무부처로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통일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생각한다. 통일부에서 일하는 많은 공무원들이 민족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무한한 충성심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왔을 것"이라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더 북돋우고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면 새로운 길도 내면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의원의 국정원장 내정과 관련 이 내정자는 "함께 좋은 팀워크를 가지고 지금 우리시대에 필요한, 우리 민족과 겨레 앞에 제기된 과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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