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의 5대 위원장을 맡게 된 석현정 위원장을 만나 향후 공노총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 물었다. 석현정 위원장은 “20년간 현장에서 몸 담고 있으면서 조합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올바른 공무원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 조직의 일치단결을 이뤄내 정책과 투쟁의 양 날개를 갖춘 조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석현정 위원장과 일문일답.
프레시안: 공무원노동조합 중 공노총은 어떤 조직인가?
석현정: 공노총은 2002년 출범해 올해로 18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출범 이래 상급단체 없이 공무원 노동자의 자주적 노동운동을 견지하며, 올곧게 달려왔다. 2006년에 노동부에 정식 공무원노동조합 합법노조로 인정받았고, 12년도에 대통합을 이뤘다. 이어서 2015년에 국회(입법부)노조의 가입으로 현재 시군구연맹, 광역연맹, 교육청노조, 국가공무원노조, 국회(입법부)노조 5개 연맹 체제가 완성됐다. 현재는 17만 조합원과 함께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영주시, 양주시, 동두천 등을 동지로 맞이해 121개 단위노조에 이르게 됐다.
공노총은 중앙부처, 광역자치단체, 교육청, 기초자치단체가 가입되어 있어 모든 공무원의 입장 및 의견을 조율하며, 중재하고 대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나아가 국가 정책의 입안부터 집행단계까지 국가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최대 공무원노동조합으로서 위상에 맞는 발걸음으로 사회적 연대에 힘쓰고, 더 나은 행정 서비스와 청렴한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앞장서 국민과 공무원을 모두 포용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프레시안: 공무원 노동조합 수장으로서 ‘석현정 위원장’은 어떤 사람인가?
석현정: 대구북구 위원장을 거쳐 시군구연맹 위원장을 지내고 공노총 5대 위원장을 맡게 됐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20년간 조합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부터 위원장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는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건 ‘현장’이었다. 나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어오면서 조용히 동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고, 조합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회로 돌아왔고, 그 결과 또 내가 자부하는 인복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게 활동을 이어나가다 보니, 현장 조합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라고 공노총 위원장에 세워주신 것 같다. 공노총 3년의 임기에도 항상 현장에서 공노총이 중심이 되게, 단단하고 영향력 있는 공노총의 힘으로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앞장서 행동에 나설 것이다.
프레시안: 어떤 계기로 공노총 위원장에 출마하였는지?
석현정: 20년여년 동안의 노조 활동과 시군구연맹 위원장 임기의 경험이 연륜이 되어 공노총 위원장에 출마하게 된 자산이 됐다. 시군구연맹 위원장 임기 3년 동안 적극적인 조직 확장사업으로 10개가 넘는 단위노조를 동지로 맞이할 수 있었다. 외부적으로는 연맹이 조직을 확장해 나가면서, 성장을 이뤄갔지만, 내부적으로는 공노총의 5개 연맹이 단결이 부족한 모습이 내내 아쉬웠다.
공노총은 5개 연맹, 121개 단위노조로 구성돼있다. 그동안 공노총이 중재한다고 해왔는데, 조직 특성상 지금까지 연맹별 사안은 주로 연맹별로 해결한 점이 아쉬웠다.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력을 기대하기에는 힘든 여건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공노총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공노총 연맹, 단위노조에 이르기까지 소통을 통해 같이 학습하고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다. 이를 위해 표준교육안 제작,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준비 중에 있다.
프레시안: 공무원노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석현정: 1999년, 직장협의회가 생기기 전과 후가 굉장히 다르듯,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공직사회의 문화를 굉장히 변화시켰다. 공무원 노동운동의 기틀이 취약했던 과거에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억압받았기에 투쟁만을 외쳐야 했고, 작은 현안조차도 수차례 외면당하며 지난한 세월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제 노동운동의 환경이 바뀌면서 단순히 투쟁만을 외치기보다 공노총이 이제는 정부와 노조가 서로를 파트너로서 바라보고, 노사 상생의 관계를 확립해 공직사회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때가 되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더 나은 대안을 정부에게 제시하고, 절충점을 찾아 노동조합이 조합원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의 삶, 우리의 노동조건을 지켜내는 단체로서 자리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공무원노조가 국민에게 어떤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나?
석현정: 노동조합은 우선적으로 조합원의 이익이 최우선인 집단을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노조는 민간노조와 다르다. 공직사회에도 ‘자정장치’가 필요하다. 공무원이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공무원노조도 국가 권력을 견제·감시하는 사명과 역할을 가진다. 몇년전 공직사회가 병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내부 조직에서 목소리를 낼 사람이 부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 알면서도 조직 문화에 젖어 들어 누구하나 부당함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거다. 이렇게 조직 문화가 무섭다. 공직사회의 개인은 현실적으로 그 문제를 이겨낼 힘이 부족하다. 문제를 제기하면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암묵적인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우리 공무원 조직의 내부 문제는 사건화가 되기 이전까지 국민이 알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뒤늦게 사건화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는 병폐가 이어진 것이다.
공직사회 내에서 내부 정화에 나설 수 있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에 나설 수 있는 조직은 공무원노조가 유일하다. 이런 내부적 ‘자정’의 목소리로 과거와 같은 ‘국정농단’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를 높이는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공무원과 국민을 모두 아우르고 더 나은 행정 서비스와 청렴한 공직사회의 기틀이 되어 공직사회 노동 문화를 개혁하는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
프레시안: 존경하는분, 은퇴후 계획,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석현정: 임기 동안 막중한 책무를 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나무를 보기보다는 숲을 보려고 한다. 단편적으로 보수나 인사, 수당 등 어느 하나의 문제가 조합원에게 이익인지 볼 것이 아니라, 더 큰 틀에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등 지금 바로 이익으로 다가오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공무원 직장협의회법이 시행 된지도 21년이 지났다. 과거에는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공무원노조가 공직사회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하는 작은 행동이 모여서 우리 공직사회만 바꾸는 게 아니라 나아가 대한민국을 노동존중 사회로 이끄는 힘이 있다고 자부한다. 조합원에게 이익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전에 국민에 옳은지 그른지를 따져야 하고, 그것이 선행될 때 공무원에게도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존경하며 은퇴후에는 소외계층등 어려운 사람들 위해 봉사하며 조용한곳에서 그동안 읽지못한 여러부류의 많은 책들을 읽으며 산책도 하며 조용히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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