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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반격 "미치광이 전쟁광 볼턴 때문에 대북협상도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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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반격 "미치광이 전쟁광 볼턴 때문에 대북협상도 망쳤다"

"기회주의자 겁쟁이 볼턴, 트럼프 탄핵 때 입 열었어야" 비판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23일 발간 예정) 일부 내용이 17일 알려지면서 곤경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즉각 언론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공개 반격에 나섰다. 백악관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있다며 출판을 막기 위한 소송 제기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백악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상당 시간을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한 발언을 전했다.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자신을 비난하는 근거로 제시된 모든 주장을 정면 부인했다.

신문에 따르면, 볼턴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는 국익보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독재자들에게 개인적 호의를 제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내가 볼턴을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본 유일한 점은 모두가 그를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면서 "그를 대동하면 협상력이 올라간다. 협상장에 볼턴이 있으면 전쟁을 불사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거짓말쟁이다. 백악관의 모든 사람들이 볼턴을 증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트위터와 성명을 통해 "볼턴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미국을 배신한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미국의 대북외교정책이 성공할 확률이 제로"라고 말했다는 등 볼턴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는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와) 매우 좋은 관계”라며 일축했다. 볼턴의 회고록 발췌본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폼페이오 장관이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고 적은 쪽지를 몰래 건냈다고 폭로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폭로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 그가 쪽지를 갖고 있는가? 쪽지를 좀 보자”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와 별개로 트위터를 통해서는 "볼턴의 회고록은 그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고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과 꾸며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면서 "그가 내가 했다고 주장한 말들은 결코 한 적이 없고, 정신병자 같은 그를 해임한 것에 보복하기 위해 순전히 지어낸 소설"이라고 비난했다.

또 2018년 4월말 볼턴의 취임 후 첫 인터뷰인 CBS 방송 일요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트럼프는 "또라이 볼턴이 어리석게도 북한에 대해 '리비아 모델'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모든 게 망쳐졌다"면서 "나와는 사이가 좋았던 김정은이 '미사일'처럼 화를 낸 것은 당연했다" 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김정은이 볼턴이 자기 근처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발언으로 인해 대북관계가 엉망이 됐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고 그에게 물었는데, 답변은 하지 않고 사과만 할 뿐이었다. 그때 그 자리에서 바로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리비아 모델'은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선핵폐기를 수용한 뒤 살해돼, 북한에게는 금기에 해당하는 협상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책임을 볼턴에게 돌리며 반격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비난했었다.

반면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볼턴 전 보좌관을 소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볼턴이 제기한 주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소추 혐의와 일치한다"면서 "미국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면서 볼턴 전보좌관을 소환할 뜻을 밝혔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는 폭로도 했다. 트럼프는 볼턴의 폭로에 대해 부인했지만,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 남용 등으로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 곤욕을 치렀다. 따라서 대선에 또다시 외세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볼턴의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를 위해서라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볼턴이 입을 열었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18일(현지시간) 칼럼에서 "그는 더 일찍 털어놨어야 한다. 트럼프에 대한 이런 통찰을 하원에, 혹은 상원에 내놨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CNN방송도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거론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행위를 직접 목격했으나, 의회가 탄핵 과정에서 입을 열어 달라고 간청할 때 침묵을 지키며 숨었다"면서 "볼턴은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으나 국가 위에 자신을 둔 기회주의자와 겁쟁이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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