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분식집 여주인이 아동학대 친모다. 뻔뻔하게 장사를 하고 있네…”
지난해 4월, 경남 창녕군 고암면에서 대합면으로 전입해 작은 분식집을 차려 지내왔던 이 모(31·여) 씨는 지난달 29일 불거진 ‘창녕 아동학대’ 사건 직후, 황당한 일을 당하고 결국 가족의 꿈이었던 분식집 영업마저 잠정 중단했다.
이 씨는 “가게 전화와 개인 휴대전화로 온갖 욕설과 협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 씨는 “낯선 사람이 가게에 와서 '아동학대 했던 집이 이 집이었나?' 등 뻔뻔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수년 전 연락이 닿지 않은 지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아동학대와 연관이 있냐는 내용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술에 취한 낯선 사람이 가게에 와서 아동 학대를 한 사실이 있냐고 확인하는 등 위협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그의 두 자녀가 이로 인해 간접피해를 볼까 싶어 분식집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폐업 신고까지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무리 ‘그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애원하고 해명했지만 '하더라 식 마녀사냥'은 들불처럼 번져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학대 사건의 주범인 계부와 친모가 경찰에 의해 부곡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당한 10일 이후에도 한 번 불이 붙은 ‘마녀사냥’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가족의 꿈이요 미래였던 작은 분식집은 지난 15일 잠정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3일 자신이 활동하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번 학대 사건에 저도 몹시 화가 난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저희 가게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동네 분들도 우리집인 줄 알고 지인들한테 물어보시고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면서 “처음엔 애들 있는 집이 많지 않아 오해할 수도 있겠다며 넘겼는데 점점 소문이 부풀려지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해명 글을 올립니다. 저랑 저희 가게는 전혀 무관합니다”는 호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씨에 대한 마녀사냥식 헛소문은 오히려 더 증폭되었고 결국 지난 15일 “제가 자세히 설명하기도, 해명해야 할 일도 없지만 이런 일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게 씁쓸합니다. 관심받아야 할 그 일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해를 끼칠까 싶어 가만히 있었더니 소문이 점점 커져 감당하기 힘들어 당분간 휴업합니다”는 글을 남기고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는 등 외부와 연락을 단절한 상태다.
이 씨 부부는 올해 3월 초, 이 분식 가게를 열었다. 남편과 친동생과 함께 운영한 분식집은 깔끔하고 친절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주변에 퍼졌다.
부부에게는 장애를 앓고 있는 7살 딸과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가 있다. 이들 남매는 이웃의 또래들과도 잘 지내왔다. 이 씨는 최근 두 자녀에게 여름용 슬리퍼를 사주면서 이웃집 남매에게도 똑같은 슬리퍼를 선물했는가 하면, 점심도 종종 이웃 자녀들까지 살뜰히 챙길 정도로 다정한 엄마였다.
이에 대해 주변 상가 관계자들은 “그런데도 ‘누가 왜?’ 이 씨를 학대 아동의 친모라는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렸는지 안타깝다”며 "더이상 그에 대한 근거없는 유언비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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